thebell Forum|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
"생성형AI, 차별화된 '대중성' 가져…인퍼런스 특화 칩 주목"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4일 개최된 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 ‘웹 3.0 시대 게임체인저, 디지털 전환과 AI’에 연사로 참여했다. 그는 ‘생성 인공지능(AI) 시장과 AI반도체에 대한 이해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근 챗GPT 등장에 이은 생성형 AI 시장 성장 의미와 팹리스 등 반도체 기업의 역할에 대해 다뤘다.
신 CFO는 최근 주목받은 챗GPT, 생성형 AI와 과거 AI 이슈 간 차이점을 ‘대중성’으로 꼽았다. 챗GPT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보다 이용자 수를 빠르게 확장했다. 대중이 실제 생활에서 AI를 통한 효익을 체감하기 시작한 만큼, 현재 업계의 예측처럼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과 확장이 실제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생성형AI의 대두로 수요 증가 중인 AI 특화 반도체의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AI 모델을 직접 훈련, 고도화하는 트레이닝 분야에 이어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결과값을 내는 인퍼런스(Inference, 추론) 분야의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챗GPT와 과거 인공지능 간 차이점은 ‘대중성’, AI 체감 확장시켜”
신 CFO는 “챗GPT는 출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비교적 사용자 확보가 빨랐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이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글로벌 사용자의 니즈를 얼마나 잘 충족했는지, 어느 정도 수준의 열풍을 불렀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챗GPT의 열풍과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국내외 기업은 큰 영향을 받았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생성형AI 서비스와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개발에 나섰다. 카카오의 칼로와 네이버의 하이퍼 클로바, LG그룹의 엑사원 등이 그것이다.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애플 역시 최근 애플 GPT 개발소식이 들려오는 등 사실상 참전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챗GPT의 등장 이후 빠르게 사내에 ‘코드 레드(Code Red, 최고비상사태)’를 선포하기까지 했다. 구글은 챗GPT 등장 이후 올해 초 ‘바드(Bard)’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알파고, 딥마인드 등을 개발한 구글마저 위기를 느끼고 서둘러 유사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것은 유례없는 글로벌 AI 시장의 변혁, 혁명기가 시작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성규 리벨리온 CFO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50조원 규모로 추정됐던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10년 후 170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로 치면 40%를 상회하는 셈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매년 생성형 AI 시장은 2배씩은 성장하고 10년 동안 30배 이상 커진다는 의미다.
신 CFO는 “5일만에 100만명 수준이었던 챗GPT의 유저 숫자는 현재까지 약 1억5000만명으로 불어난 상태”라며 “5년 후인 2027년 쯤에는 전 세계 인구의 10% 약 8억명에 달하는 사람이 챗 GPT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개의 서비스에 불과한 챗GPT를 8억명 이상 인구가 사용한다는 것은 생성형AI가 정말 대중화된 서비스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 AI 시대와 달리 대중의 관심을 얻은 생성형 AI의 등장은 단순한 하입(Hype, 과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 실생활에서 AI를 체감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AI 유저 증가, 코스트·레이턴시 효율 높인 AI 반도체 필요성 높여
생성형 AI의 시장 확대는 필연적으로 GPU 코스트, AI 반도체의 수요 증가를 동반한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의 품질 유지와 구현을 위한 GPU 코스트의 경우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확실시된다. 현재 10억달러,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 챗GPT의 운영 GPU 코스트는 2027년에는 300억달러, 40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GPU 코스트 문제는 현재 엔비디아 위주로 재편된 AI GPU 공급망을 바꾸는 단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챗GPT 출시 이후 매출이 88% 증가한데다 주가도 급등해 지난 5월 반도체 기업 중 사상 최초로 시총 1조 달러, 130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현재 생성형 AI 등의 성능을 만족할 현실적인 대안이 엔비디아의 GPU 밖에 없었던 탓이다.
신 CFO는 “엔비디아의 GPU는 AI에 필요한 병렬시스템에 부합하지만 처음부터 AI를 타겟으로 개발했다기보다는 게임 그래픽을 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엔비디아의 GPU는 AI 시대를 서포트할 수 있는 제품으로써 지금까지 많은 기여를 해왔으나,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됐을 때는 좀 더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의 GPU 코스트 이슈와 연결되는 것은 인퍼런스 분야의 성장이다. AI 인프라는 연산 목적에 따라 트레이닝과 인퍼런스로 나눌 수 있다. 트레이닝은 AI 모델을 만들고 고도화하는 과정이다. 실제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인퍼런스는 생성형 AI를 출시한 이후 질문을 던지는 유저를 고객으로 맞이하는 부분에 가깝다.
생성형 AI가 대중적인 주목을 받고 유저 숫자도 늘어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퍼런스 관련 기술, 특화 AI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모델 고도화를 위한 속도, 범용성에 치중했던 트레이닝과 달리 인퍼런스는 레이턴시(지연속도), 코스트 효율성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생성형AI에 질문을 제시할 때 결과 도출에 오랜 시간을 요구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면 서비스 품질에서 치명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리벨리온 같은 인퍼런스향 AI 팹리스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다.
신 CFO는 “엔비디아나 AMD 등은 트레이닝 영역에 강자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인퍼런스향 AI 반도체 분야에선 텐스토렌트 그리고 한국의 리벨리온이 활약하고 있다”며 “리벨리온은 2020년 9월 설립돼 3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회사지만 1120억원 투자를 유치해 90명 규모 수준 팀으로 성장했고 최근 KT를 전략적 투자자로 두고 긴밀히 협업 중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