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2012 기업 재무전략 포럼
"3대 경제변수 바뀌었다, 기업 전략 수정해야"
"세계경기 저성장 장기화와 경기침체 리스크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환경자체가 다르면 대처방안도 달라지듯 기업들도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춰 대응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사진)은 2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2 기업 재무전략 포럼'의 발제자로 나서 "세계 경제가 3대 변수와 맞물려 저성장 체제로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2011년과 2012년 2년간 저성장으로 갔고 내년도 성장세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위기재발에 대비한 대응체제 구축, 비우호적 환경 극복을 위한 선제대응, 저성장기조 하에서도 지속성장이 가능한 체질 확립 등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위기경영 시나리오 마련 △경제상황 급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유연성 확보 △전략적 비용절감 △글로벌 기업 구조조정을 역량확보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 등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의 3대 변수로 △유로존 위기 △미국 재정절벽 △중국경제 성장둔화 문제를 꼽았다.
그는 유로존 위기에 대해 "근본적 해법을 찾기 위해선 채무상환 능력 확보가 중요하지만 대규모 채무조정에 대해선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단일은행감독체제를 연내 비준할 것을 합의하는 등 위기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벽 구축에 나서고 있다"면서 "하지만 긴축과 구조개혁 차질시 방화벽의 원활한 작동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의 재정절벽 가능성에 대해 "내년 중 총 7280억 달러의 재정긴축이 예정된 상황에서 재정절벽(Fiscal Cliff)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재정절벽이 발생하면 경기가 급락해 미국 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역시 변수로 꼽았다. 그는 "중국정부가 투자확대에 신중한 입장이고 선진국의 저성장 장기화로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경제의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국정책 프로세스 당국자들은 자기들이 가야할 길에 대한 분석이 되어 있고, 정책 포커스도 소비중심에 있다"면서 "중국경제가 경착륙으로 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영식 수석연구원의 발표 전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투자기관을 늘려가는 투자를 하면 리스크가 줄지 않을까 한다. 전체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한고비를 넘겼다. 지표들을 보면 한고비 넘긴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세계 주요 리스크로 세 가지를 꼽았다. 유로존 위기, 미국 재정절벽, 중국경제 경착륙이다. 이들 세 나라(유로존, 미국, 중국)의 GDP가 세계 GDP의 53%를 차지한다. 이 세 나라가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 한다.
지난 봄에 있었던 포럼에서 '유로존 위기는 찻잔 속 파도'라고 이야기 했다. 이후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후배는 '스페인 구제금융 논란 때 찻잔이 깨진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찻잔의 물이 많이 튀겼을 뿐 찻잔은 깨지지 않았다. 당장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고, 플러스가 되도 제로에 가깝다는 게 컨센서스다.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그렇게 보는 이유를 말하겠다. 최근 EU 정상회의에서 국채 무한정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ESM기구도 출범했다. 어제 정상회의에서 단일 감독메커니즘을 연내 비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정상회의에 실망스럽다. 그리스 대처 문제, 스페인 재정 통합 등에 대해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ECB 국채 매입 등은 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했지만 궁극적으로 효과의 극대화는 아니다.
ECB 국채 매입, ESM 출범 등을 보면 결국 유럽재정위기 방향은 찻잔이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찻잔이 깨지는 것은 유로존 체제 붕괴를 말한다. 유럽 방문시 느낀 것이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탈퇴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유로존 위기의 핵심은 그리스가 어떻게 되든,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막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달렸다. 컵에서 물이 흘러나올 순 있지만 컵이 깨지진 않는다.
앞으로 핵심은 실물경제다. 당장 뉴스를 봐도 스페인이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결국 재정 건전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정건전화는 긴축이다. 긴축하면 경제 어려워지고 세수 줄고 재정적자가 늘고,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신용등급을 내리는 악순환이다
유로존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세계경제가 좋아져 성장이 늘어야 한다. 그러나 누구나 원하지만 쉽지 않다. 브릭스 마저도 위축됐다. 성장을 통한 재정 강화는 쉽지 않다. 결국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된다. 다른 방법은 채권자 부담이 커지는 채무조정이 있다. 하지만 그리스만 가능하다. 또 은행 등에서는 유로존의 재정통합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 역시 독일의 반발로 쉽지 않다.
이미 기존의 여러 사례를 통해 유로존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등은 나왔다. 미국은 괜찮은 것 같지만 주변을 보면 그렇지 않다. 다만 미국이 전체적 부분에서 문제가 안되는 것은 재정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이 부분을 풀어나가는 것이 궁극적 해법이다. 그러나 독일 반대로 쉽지 않다. 결국 위기적 요인보다는 전체적인 실물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따라서 유로경제의 장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미국의 재정절벽이다. 재정절벽이 발생하면 미국은 마이너스 성장 갈 가능성 크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갈 것은 아니고 중간지점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선이 영향 많이 미칠 것이다. 미국경제 성장의 모멘텀이 떨어질 가능성 크다.
재정절벽 규모는 기관마다 상이하다. GDP의 3~4% 정도다. 상반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했다. 최근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결국 미국 양적완화도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알면서도 발표했다. 그 영향력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실제로 미국의 실물경제를 반전 시키려면 재정절벽에 관련된 불확실성을 줄이고 충격완화 조치가 나와야 한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7.4%로 떨어지고 있다. 중국 경기안정화 조치로 분위기 바뀌는 듯하다. 중국은 경착륙 가능성이 낮다. 중국은 5%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경착륙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낮다.
최근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수출과 투자, 두 가지가 중국경제 흐름을 결정하는 요소다. 수출은 GDP의 30% 중반 정도를 차지한다. 고정투자는 GDP의 45%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GDP의) 45%다. 서비스까지 합하면 50%다.
중국 수출은 세계경제와 관련돼 있다. 중국 수출의 70%가 선진국 대상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27%가 선진국이고 신흥국은 73%다. 그래서 선진국 경기 안 좋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흥국의 경우 브릭스 수출과 선진국이 많다. 결국 브릭스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 신흥국 수출도 어려워졌다.
또 하나는 투자이다. 투자핵심은 설비투자인 건설 SOC투자다. 중국의 두 자리 성장가능성이 낮아졌다. 핵심은 건설 SOC투자에 있다. 이건 중국에서 투자 끌고 갔는데 중국은 부동산 과열 부작용을 겪었다. 부작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 크게 오르는 것에 대해 중국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중국 부동산 가격이 낮은 것은 아니라고 자체적으로도 판단하고 있다. 경기부양정책 금융완화 정책 취할 때 중요 고려사항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가파르게 안 좋아지면 투자를 일정수준 풀겠지만 부동산 과열양상이 중국정부가 투자를 끌고가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중국 사람 만나면서 느낀 점은 중국이 경착륙으로 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중국정책 프로세스 당국자 측면에서 보면 경착륙 가능성 낮다.
중국 당국자 생각보다 스마트하다. 자기들이 가야할 길에 대한 분석이 되어 있다. 중국 경제가 커지고 세계경제에서의 위상 커지면서 두 가지 꼭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먼저 금융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이 겪었던 위기를 조사 사례로 삼고 있다. 결국 한꺼번에 개방은 안한다는 이야기다. 자유변동환율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사례조사는 일본이다.
중국의 정책당국 포커스도 소비중심이다. 지금 중국 도시화와 가계소득 극대화 등 중국의 내수 강화조치를 하려고 한다. 이는 중국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인 생산기지로서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간파하고 있다. 중국보다 다른 곳으로 옮기려하고 있다. 중국의 매년 임금 13%씩 증가해 중국 생산기지로서 의미가 퇴색했다.
저는 저성장이 지속될 가능성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 세계경제는 비만이 걸려서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비만 처방자체도 비만 초래하는 유동성으로 해결하려하고 있으므로 해결이 어렵지 않을까 보고 있다. 정책수단 제한과 재정적 수단을 쓰는 것도 오히려 경기 어렵게 만든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지금 세계 경제는 '비만'이 걸려서 발생했던 거라고 본다. 처방도 '비만'을 초래했던 (양적) 등으로 처방하고 있다고 본다.
세계경제가 어려우면 중국 등 우리의 주수출시장이 어렵다.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 궁극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때는 우산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우산이 없으면 신문지라도 피할 수 있지만. 장마 때는 비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화도 신어야 한다. 환경자체가 다르므로 대처도 달라야 한다.
2008년 위기 터지고 2010년 성장률 좋아졌다.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 저성장으로 가고 있다. 내년도 성장치도 가늠하기 어렵다. 벌써 2~3년째다. 이 경영패러다임으로 대응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은 '빚은 빚이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빚은 재테크 수단이었다. 빚은 쓸 때는 쉽게 쓰지만 이 문제(빚)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오래 걸린다. 부채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세계 주요국과 한국도 그렇다. 한국의 경제가 빠른 회복세 보인 것은 역설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나 부채관리가 됐기 때문이다. 2005년과 2007년 원화 강세로 기업 수익 낼 수 있는 체제를 갖춰서 우리가 2008년 위기를 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결국 제조업 기반 없는 금융업 확대는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