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2023 PMI 포럼
"제약·제조·화학이 M&A 시장 주도, 향후 관련 딜 활발해질 것"
국내 3분기 인수합병(M&A) 시장은 거래금액 기준으로 제약·메디컬·바이오텍 분야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제조·화학, 통신·미디어·기술 섹터 딜이 활발했다. 앞으로도 관련 분야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M&A 플랫폼 운영사 데이터사이트의 민태홍 한국시장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더벨 사모투자포럼(Private Markets Investment Forum)에서 “올해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제약·메디컬·바이오텍 분야가 가장 컸지만, 제조·화학 부문 딜이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하며 상반기 M&A 시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사이트 한국시장 대표
데이터사이트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의 M&A 규모는 거래금액 기준 151억달러였다. 전 분기 대비 28.1% 성장했지만 전년 대비 10.5% 줄어든 수치다.
3분기 한국의 총 M&A 건수는 190건이다.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들었다. APAC 시장 전체의 감소 수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민 대표는 올 3분기의 분위기가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섹터별 거래 규모를 들여다보면 제약·메디컬·바이오텍 분야(80억달러)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제조·화학(26억달러), 통신·미디어·기술(15억달러), 건설(6억달러), 소비자(5억달려) 순으로 집계됐다.
제약·메디컬·바이오텍에서 가장 큰 딜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한 건으로, 78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3분기 국내 최대 M&A일뿐 아니라 APAC에서도 2번째로 큰 딜이다. 합병 이후 덩치가 커진 셀트리온은 신약후보물질 개발과 디지털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시가총액 기준 국내 20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조·화학 분야가 거래금액 기준 2위를 차지했다. M&A 규모는 26억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금액으로,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 건수로 보면 47건으로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졌다.
제조·화학 분야의 대표적인 딜은 현대차그룹이 고려아연 지분 5%를 3억9900만달러에 인수한 건이다. 현대차가 전기차용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 차원에서 전략적 소수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이후 양사는 니켈 조달과 재활용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LG화학이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허페이 신메이 머티리얼즈(Hefei Xinmei Materials Technology)에 매각한 건도 거래 규모가 6억16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딜이었다. LG화학은 현재 주력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와 글로벌 신약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에서 매각 결정을 내렸다.
통신·미디어·기술분야는 거래 규모로는 3위지만, 건수(34건)로는 2위에 등극했다. 민 대표는 “국내 통신 분야 딜이 APAC 시장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한국의 통신·미디어·기술 분야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민 대표는 향후 APAC에서 가장 M&A 가능성이 높은 섹터로 △제조·화학 △통신·미디어·기술 △소비재를 꼽았다. APAC 시장 내 중소형 M&A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올 여름동안 APAC 내 매각거래 킥오프(Kick-off)가 전년 대비 65%나 증가했다"며 "매각거래 킥오프가 많다는 것은 중소형 M&A가 활발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데이터사이트는 50년 이상 180개 국가에 걸쳐 10만건 이상의 M&A 거래를 지원해온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누적 고객만 300만명이 넘고, 매년 1500개 이상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지난해 글로벌 상위 15개딜 중 8개 딜이 데이터사이트의 플랫폼을 통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