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불확실성 커진 자본시장, 크레딧시장 향방은

2023-02

격변의 자본시장, 산업별 명암과 크레딧시장 향방은

2022-02

포스트 코로나, 산업별 명암과 신용평가 이슈는

2021-02

주요 산업·금융업 경기변화, 섹터별 신용도 전망

2020-02

주요 산업·금융업 경기변화, 섹터별 신용도 전망

2019-02

주요 산업/금융업 경기변화, 섹터별 신용도 전망

2018-02

주요 산업 및 금융업 재편, 섹터별 신용도 전망

2017-02

금융환경 급변기, 신용평가 섹터별 전망(기업, 금융사, 구조화금융 중심으로)

2016-02

기업 신용위기와 대응 방안

2015-02

기업 환경 변화와 신용 차별화(독자신용등급 도입과 금융권 바젤3, NCR 규제 중심으로)

2014-10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한 기업의 자금 조달 전략

2014-02

자금조달 환경 변화와 기업의 대응전략

2013-09

신흥시장 리스크와 국내 기업의 재무전략

2013-03

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의 효율성 제고

2012-05

회사채 발행절차 정상화와 독자신용등급

2011-02

회사채시장 빅뱅과 신용평가 역할의 재정립

2010-08

흔들리는 지자체, 지방?공기업채권 안전한가

2009-04

금융환경의 변화와 신용평가 선진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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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24 Credit Forum

"동트기 전 새벽...AA급 우량채 투자하라"

"동트기 전 새벽녘이 가장 어둡다. 올해 크레딧 시장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리스크를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삼아야 한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thebell Credit Forum'에서 ‘위기의 크레딧시장, 위협요인과 투자기회’란 주제로 발표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지만 우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리 인하기, 발행 잦은 '여전채' 투자 기회 김 수석연구위원은 공급 측면에서 크레딧 시장 리스크 요인을 분석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7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여전채도 마찬가지다. 올해 만기채가 83조원에 달한다. 그는 “과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단기물 발행이 활발해져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채와 여전채 모두 AA등급을 중심으로 발행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환경도 발행에 우호적이다. 국고채 3년 금리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밑도는 역캐리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보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금리가 더 낮다”며 “회사채 발행이 다른 조달 수단보다 유리한 만큼 조달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회사채와 여전채 중 여전채 투자 기회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금리 인하 전망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오는 5월 미국과 한국이 금리 인하에 돌입한 뒤 미국은 네 차례, 한국은 세 차례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회사채의 경우 한 기업당 1년에 많아야 2~3회 정도 발행하지만 여전사는 매달 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금리 하락 구간에서 회사채보다 반영이 빠른 여전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부동산PF, 걱정보단 '양호'…브릿지론 예의주시 거시 환경 측면에선 부동산PF 관련 우려가 시장을 지속 배회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걱정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CP(기업어음) 금리와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비교했을 때 격차가 크지 않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어 실질적으로 우려가 확대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을 살펴봐도 시장 전반에 리스크가 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PF 대출 잔액은 134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은행·보험회사 대출 규모가 전체 잔액의 65%를 차지한다. 이들 대출의 연체율은 1% 미만이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와 캐피탈·저축은행이 주로 빌려준 브릿지론의 경우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높다. 그는 “현재 브릿지론 물량이 30조원으로 평가된다”며 “사업성이 좋은 은행, 보험회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살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크레딧물을 담아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무위험 채권에 투자하기 보다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올해 채권 운용 전략의 키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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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저축은행 '흐림' vs 조선·방산 '맑음'

금리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4년 크레딧 전망은 산업별로 상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조선업과 기계·방산 등은 비교적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된다. 조선업의 경우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에 진입해 등급 아웃룩도 긍정적이다. 기계·방산의 경우 신흥국의 자원개발로 기계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조다. 반면 건설, 저축은행, 증권업종 등은 올해 비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된다. 석유화학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기업들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신용도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부상했다. ◇2023년 기업 매출성장세 큰폭 '하락'…고물가·고금리 여파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실장(사진)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thebell Credit Forum'에서 '2024년 산업별 크레딧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실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이 예고된 상태지만, 크레딧 금리 하락은 국고채 금리 대비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며 "산업별로 보면 부동산 경기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건설과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에 대한 업종 리스크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실장이 20일 열린 더벨 '2024 크레딧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작년 한해 매출액 증가율은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 기조와 더불어 통화정책 긴축 등의 영향이다. 기업들의 실적 변화는 신용등급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 등급 하방 압력이 심화됐다. 작년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건설, 석유화학, 저축은행 등 3개다. 특히 건설업종의 등급 하향 조정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PF 우발채무 리스크로 재무부담이 커진 GS건설, 태영건설 등 대부분 기업의 등급이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은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롯데케미칼과 OK저축은행 등 등급도 하향조정됐다. 반면 긍정적 흐름을 보인 산업군으로 조선과 기계·방산을 꼽았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등급 상향됐다. 현대로템과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인프라투자 확대 등의 여파로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 그는 "조선은 저가물량 축소로 구조적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기계와 방산업종 역시 신흥국의 자원개발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고, 군수장비 수주확대로 중장기 수익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그룹별로 보면 롯데와 대유위니아 두 그룹이 작년 부정적 크레딧 흐름을 보였다. 롯데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 연쇄적으로 등급이 내렸다. 대유위니아는 대유플러스, 위니아전자, 위니아 등 가전부문의 회생절차 개시로 신용 리스크가 고조됐다. HD현대그룹 역시 대체로 긍정적 방향이다. 주력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조선·기계 관련업종의 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신용도가 개선됐다 ◇2년 연속 부정적 아웃룩 건설·석유화학·증권·할부리스·저축은행 올해 등급 전망은 어떨까. 무려 7개 산업군에 부정적 아웃룩이 달렸다. 건설, 석유화학, 소매유통, 철강, 증권, 할부리스, 저축은행 등 산업과 금융업종이 대부분이다. 반면 조선업은 유일하게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받았다. 김 실장은 "7개 산업군 중에서도 올해 가장 우려가 큰 업종은 건설과 저축은행"이라며 "소매유통과 철강 두 산업군은 올해 새롭게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받은 업종"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의 올해 사업환경은 불확실성이 크다. 공급이 축소될 전망이고 성장 보단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PF우발 채무 차환 리스크도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석유화학도 역시 올해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전망된다. 수급 밸런스 자체는 작년 보다 개선되겠지만 상반기까진 개선의 여지가 미미하다. 김 실장은 "중국 경기 회복 수준이 신용도 회복의 키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매유통는 작년과 달리 비우호적 환경이 예상된다.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급변한 영향이다. 김 실장은 "올해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정체될 것"이라며 "실적 자체는 전년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철강업종은 단기간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 올해 중국 일본 등 철강 수입 확대 가능성에 국내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국내 수요 부진에 따른 판가하락과 롤마진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업 중에선 증권과 할부리스, 저축은행 등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다. 세 업종 모두 공통적으로 운용 측면에서 자금 공급 방안이 적절치 않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달 환경이 악화된 만큼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다. 증권사의 경우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앞서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부동산PF 비즈니스의 위축에 따라 IB부문 실적이 가시화되지 못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사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더 크다. 해외부동산, PF 우발채무 리스크 손실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신용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실장은 "특히 저축은행의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이라며 "부동산 PF 대출의 질적 차별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 과감한 양적 축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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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계부채·부동산PF'에 조달여건 달렸다

"기업 자금조달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고금리 기조,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등 크게 세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기업 실적에 따른 양극화도 채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thebell Credit Forum'에서 '자금조달 여건과 거시건전성 점검'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크게 네 가지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가 이뤄지더라도 과거와 같은 저금리 기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한계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자비용 상승으로 한계기업 증가…부동산PF, 금융부실화 전이 가능성 낮아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폭은 다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평가 균형금리 등이 상당히 올랐고 최근에는 다소 안정세로 전환되는 모습이지만 대폭적인 하락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일 열린 더벨 '2024 크레딧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정책 금리 스탠스가 향후 금리에 미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역시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저금리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5.25~5.5%이며 한국 기준금리는 3.5%다. 한미 금리 차이는 2%포인트다. 결과적으로 고금리 기조로 인해 기업의 평균 이자부담률이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증가와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인해 한계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커버하지 못하는 중견기업 혹은 중소기업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봤다. 또한 고금리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가계 부채가 한계 수준에 와 있는 듯하고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결국 소비나 부동산 시장의 회복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궁극적으로 기업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PF 규모가 134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는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증권사나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각 금융기관들이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투자 포지션을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하면서 금융부실화로 급격하게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팬더믹 이후에 미국 근무여건이 바뀌면서 상업용 부동산 공실이 늘고 있고 밸류에이션이 떨어지면서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연기금, 기타 공제회, 금융기관들이 투자를 했고 직접 투자한 기관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2023년 신용채권 발행 사상 최대, 올해 기준금리 하락폭은 제한 국내 신용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발행은 증가 추세였다. 2023년 신용채권 발행액은 전년대비 10.1% 증가한 460조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잔액은 1213조원으로 전년대비 3.5% 늘었다. 신용채권 규모는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를 모두 합친 수치이며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제외됐다. 유형별로 발행 추이를 살펴보면 금융채와 회사채의 발행은 전년대비 증가했고 특수채 발행은 감소했다. 금융채는 2022년 271조원에서 2023년에는 303조원 규모로 발행됐다. 회사채는 75조원에서 88조원까지 발행액이 늘었다. 반면 특수채는 한전채 발행 감소 등으로 같은 기간 72조원에서 68조원으로 줄었다. 그는 "회사채의 경우 AA급의 발행이 굉장히 늘었는데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며 "금융채는 역대 최대치였는데 발행주체별로 은행은 고금리 정기예금의 만기 도래로 인한 자금 수요 증가, 유동성 규제 정상화 영향이 있었고 캐피탈사는 예비적 자금 수요가 커져서 발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용 스프레드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는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언제 낮출 것이냐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으로 인해 다시 금리가 약간 상승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신용 스프레드는 레고랜드 사태 때 한 번 큰 폭으로 오른 이후 비교적 안정된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최근 매파적인 발언들을 하면서 전반적인 금리 자체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동조현상들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한·미 금리차이로 인해 한국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횟수 자체는 미국에 비해서는 좀 더디고 횟수도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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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자본시장, 크레딧 대응 전략은

올해 3월을 전후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빗겨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조는 여전히 세계 각국의 목표치와는 거리가 있고 뜻밖에도 고금리 스탠스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 일로인 상황에서 국내 크레딧 전문가들은 어떠한 전략을 주문하고 있을까. 더벨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4 thebell Credit Forum'을 개최하고 중장기 크레딧 시장을 조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거시경제 지표, 산업별 크레딧 전망, 리스크 요인 등을 분석하는 한편 기업을 위시한 경제 주체가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을 제시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은 "채권시장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은 여전하다"며 "크레딧 측면에서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는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부분적으로 억제됐으나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하 타이밍이 미뤄지는 분위기인 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수 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중앙은행, 정부, 기업의 오판 위험도 경제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 폭은 다소 제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미국처럼 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리지 않은 한국의 경우 기준금리의 하락 폭이 한층 더 작을 여지가 있다. 실질 중립금리와 추세물가 상승 흐름을 감안할 때 과거 저금리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한다. 그는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한계기업이 증가할 것"이라며 "기업의 평균 이자부담률이 상승하면서 특히 중소기업의 조달 비용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한계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건전성이 악화되는 동시에 부동산 금융의 위험이 증가한 것도 김 선임연구위원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고금리 여건에서 국내 가계부채는 소득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소비와 직결되는 건 물론 부동산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부동산 금융은 수년째 금융 파트의 부담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건설경기가 계속 악화될 경우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와 여전사의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사진)은 "올해도 비우호적 사업 환경 탓에 하향 우위의 등급 변동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가장 민감도가 높은 변수로 꼽힌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업종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산업전망의 경우 등급전망에서 부정적 섹터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특징이다. 7개(건설, 석유화학, 소매유통, 철강, 할부리스, 증권, 저축은행)의 산업이 부정적으로 전망됐고 긍적적으로 평가받은 업종은 1개(조선)뿐이었다. 건설, 석유화학, 할부리스, 증권, 저축은행 등 5개의 업종은 2년 연속으로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았다. 김 평가기준실장은 "석유화학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라며 "수급 발란스의 개선이 예상되나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중국 자급률 상승에 따라 수출 여건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도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면서 비우호적 금융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며 "신규 PF 위축에 따라 IB 실적이 감소되는 가운데 부동산 익스포저의 부실 발생으로 재무 안정성도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건설의 경우 올해 가장 주시해야 할 섹터"라며 "주택경기 불확실성의 확대로 공급이 축소되는 여건에서 건설업 신용위험 부각에 따른 PF 우발채무의 관리 부담이 한 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저하된 업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주택 정책, PF 연착륙 대책 등) 방향성과 우발채무 현실화의 여부가 향후 신용도 방향성의 키"라고 강조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사진)은 올 한 해 크레딧 시장에서 위협 요인과 투자 기회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성 자체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과거 자산운용사 근무 경력을 소개하면서 투자 적기엔 리스크 역시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올해 회사채와 여전채 시장의 특징은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점이다. 일반 회사채는 지난해(59조원)와 비교해 11조원이 증가한 7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여전채(지난해 76조원) 역시 7조원이 늘어난 83조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의 만기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여건에서 수년 간 단기물(만기 2년 이내) 발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회사채 3년물 금리의 기초가 되는 국채 3년물 금리가 은행 대출(만기 1년)의 기초가 되는 CD 3개월 금리보다 낮아진 것도 회사채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확대될 공급 물량은 부담없이 적절히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화 정책의 전환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 위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풍부한 채권 투자 자금이 쌓여가고 있다. 더구나 일반 채권형 펀드와 달리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는 시장 지수를 추종해야 하기에 금리 하락기에도 채권 매수에 나서야 한다. 결과적으로 올해 금리의 방향성이 전환되어도 채권형 ETF의 뒷받침이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PF 부실의 우려감 속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발생했으나 우량 등급 'PF-ABCP' 금리는 매우 안정적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비록 'A2' 등급 PF-ABCP 금리와 'A1' 등급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나 정부의 선제적 PF 대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월별 크레딧 스프레드 전망의 경우 연초 효과를 보인 1분기와 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는 3분기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는 인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엔 4.75%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 기준금리도 3.0%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왼쪽부터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