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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쿠키·그로스테크놀로지, 식료품·금융분야 두각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막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처럼 전 산업군에 걸쳐 혁신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신선 식료품 서비스로 승부를 건 ‘쿠키(Cooky)'와 온라인 셀러를 위한 금융 솔루션을 들고 나온 ’그로스 테크놀로지(Growth Technologies SEA PTE LTD)‘다. 모두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넥스트랜스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곳들이다. 넥스트랜스는 베트남 식음료·금융시장이 아직 선진화되기 전이고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는 점에서 투자 기회가 높다고 내다봤다. 식음료 시장의 경우 재배부터 유통까지 수직계열화된 유통 시스템이 부족하고 콜드 체인(Cold Chain) 부재로 신선 음식 유통 시스템이 미비한 실정이다. 금융시장 역시 은행계좌 및 신용카드 보유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신용평가 시스템도 부재한 상태로 알려졌다. ◇신선 식료품 선두주자 '쿠키'…농장에서 최종 커머스 단계까지 밸류체인 구축 쿠키는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밀키트 기반 온라인 식료품 제공 플랫폼이다. 한국 시장에 비춰보면 이미 대중화된 사업 모델이지만 베트남에선 아직 초기 시장이다. 특히 닭고기의 경우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일상 음식이기 때문에 주요 식자재 중 성장 가능성도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 참석한 창업자 밍 당 호앙(Minh Dang Hoang) 쿠키 대표(사진) 역시 “닭고기는 베트남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즐겨먹는 메뉴 중 하나”라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밍 대표가 제시한 쿠키의 사업 목표는 두 가지다. 베트남 내 축산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구축하고 소비자에게 오리지널리티를 확인할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기 위함이다. 사업 모델을 보면 우선 ‘밀키트’ 판매가 중심이다. 농장 또는 1차 총판 유통사에서 직접 검수를 마친 신선 식료품을 소싱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다. 이렇게 제품화된 밀키트는 자체 론칭한 ‘온라인 식료품 커머스’에서 판매된다. 현재 월간 25만~50만달러 규모의 거래액을 발생시키고 있다. 1년 유지 비율이 30%에 이르고 전체 20%의 고객이 ‘로얄 등급’으로 분류될 정도로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수산물 직유통과 양계지원 등 수요가 많은 카테고리를 독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익 극대화 작업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아침·저녁 식사 준비시간에 배송이 가능한 배달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망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500만달러다. ◇인도 '라조르페이' 롤모델, 그로스테크놀로지…결제 자동화에 온라인 대출까지 그로스테크놀로지는 ‘온라인 셀러’들을 위한 온라인 다채널 판매 관리 및 금융 솔루션이다. 베트남 내 대다수 소상공인들이 대부분 현금흐름 관리를 수기로 진행하고 있어 신용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일반화된 지불 수단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창업이 이뤄졌다. 창업자인 뇨 호앙 지아 칸(Ngo Hoang Gia Khanh) 대표는 베트남 시장점유율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TIKI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등록판매자 관리 총괄을 맡아 본 인물이다. 여기에 전자결제 및 금융기관 협업 파트너십 총괄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합류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었다. 칸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 사업은 핀테크와 이커머스, Saas의 공통점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인도의 라조르페이를 사업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셀러들 사이에 산재돼 있는 불편한 결제 방식을 일원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제·지급 관리를 돕고 온라인 대출까지 제공하는 금융 솔루션을 구축했다. 인슈어테크(Insuretech) 기업인 메디씨를 비롯해 생명보험사의 청구관리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인 ‘파파야’, 프리미엄식료품 체인점 ‘킹푸드마트’가 그로스테크놀로지의 솔루션을 적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22년 9월에 ‘플렉스 머니(Flex Money)’ 서비스를 정식적으로 론칭해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에 결제 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약 20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월간 1100만달러의 거래액을 창출하고 있다. 누적 투자금액은 3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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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글로벌 벤처투자캐피탈(VC) 넥스트랜스는 베트남 산업내 1위 기업을 키우는 첫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수의 산업군과 기업을 스터디하고 있다. 그 중 '바이메드'와 '셀렉스 스마트 일렉트릭 테크놀로지(Selex Smart Electric Technology, 이하 셀렉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제약·전기 오토바이 산업군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지 제약 1위 유통사 바이메드, 고속성장 실현 "베트남의 제약 산업을 상상할 때 한국의 지오영과 같은 기업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실제론 여전히 대부분을 도매시장에서 오토바이로 싣고 약국으로 배송하는 형태"라며 "도매시장 근처에 살면 약을 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페이스북을 통해 구매하는 게 실정이다." 피터 응우옌(Peter Nguyen) 바이메드 회장(Chairman)(사진)은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바이메드의 창업 스토리와 성장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창업 자본금 단돈 약2억원(15만 달러)로 설립된 바이메드는 창업자 중 한 명의 집에 작은 물류 창고에서 시작했다. 응우옌 회장은 "설립 초기 2017년 3명의 창업자가 뭉쳤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구식(Old fashioned) 산업에서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했다"며 "사업 초창기엔 자본금이 부족하다 보니 물류창고에서 쪽잠을 자며 사업을 키웠고 코로나19로 배달 기사를 구하기가 힘들 땐 창업자들이 직접 트럭을 운전해 약을 배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시작한 바이메드는 2018년부터 월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2019년과 2020년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바이메드의 연평균 성장률은 350%에 한다. 바이메드는 현재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방식의 이커머스와 웹사이트를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과 국가 전체 물류 플랫폼을 확보, 현재는 베트남 1위 제약 유통사로 성장했다. 웹사이트에서 주문을 누르는 순간 빠르면 하루, 늦어도 3일 안에 모든 배달이 이뤄지는 시스템, 베트남 시골부터 도시 지역까지 모든 곳에 배달이 가능한 시스템 등도 강점이다. 투자자들은 바이메드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이랜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7개국의 제약 유통시장은 73억 달러(약 10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 '넷제로' 정부발표 이후, 셀렉스 수혜 기대 "베트남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을 통한 '넷제로'를 선언하면서 10년 뒤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토바이가 전기 오토바이로 변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응우옌 후 푹 응우옌(Nguyen Huu Phouc Nguyen) 셀렉스 대표이사(CEO)(사진)는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셀렉스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응우옌 회장은 "베트남은 이미 오토바이 6000만대가 있고 매년 250만대의 오토바이가 팔리는 큰 시장인데 정부의 넷제로 선언으로 변화가 시작됐다"며 "순환도로에 이미 디젤이나 가솔린 오토바이를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열리고 있고 여러 에너지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운행으로 공기오염, 높은 연료비 등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전기 오토바이 운행시 가격이 비싼 점, 충전의 불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셀렉스는 가장 먼저 물류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는데 집중했다. 셀렉스의 자체 앱을 사용하면 연료 절감과 편리성, 배달의 효율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셀렉스의 사업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판매의 경우 마진율이 20~25% 정도, 렌탈 사업의 경우 마진율이 약 17~40%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응우옌 회장은 "셀렉스의 비전은 베트남의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서플라이 체인 80%에 해당하는 부품을 지자체에서 직접 생산하고 10개의 특허, 5개의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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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베트남은 2030년까지 약 20개 이상 유니콘 탄생이 예상되는 초기 단계로 지금은 이 시장을 장악해 25% 이상 연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향후 차세대 제조와 생산 기반의 폭발적 경제 성장이 예상되며 산업 변화에 따라 지금과 같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채승호 넥스트랜스(NexTrans) 상무(사진)는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넥스트랜스는 20년간 미국, 베트남, 한국 등 110개 기업에 투자한 글로벌 벤처투자사(VC)다. 채 상무는 "향후 5~6년 사이 베트남 주요 도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1만 달러(약 1300만원)정도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최대 소비시장의 고객 접점을 확보할 최적의 기회가 올 것"이라며 "넥스트랜스 또한 베트남 내수 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IT 기업 투자 타이밍을 잡았다"고 말했다. 넥스트랜스는 약 38곳의 베트남 현지 기업에 투자했고 그 중 2곳의 투자 회수를 마쳤다. 내부수익률(IRR)은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베트남 IT 시장에 진출해 10년간 5000곳 넘는 기업을 스터디했고 그 중 단 1%에 투자해 10배 이상의 엑시트 성과를 올렸다. 채 상무는 넥스트랜스의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로 △베이스베트남(BASE.VN) △바이메드 △TOPCV 등 3곳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베이스베트남은 기업용 종합 사스(SaaS)를 제공해 9000여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비즈니스 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수익 모델(BM)은 1명의 이용자당 1달러의 이용료를 받는 것에 불과한데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함으로써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넥스트랜스는 베트남 IT 기업인 'FPT'에 베이스베트남을 매각하면서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마쳤다. 베트남 1위 제약 유통기업인 바이메드도 소개됐다. 바이메드는 약국이 제약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중간 유통 과정을 혁신하고 있는 의약품 B2B 업체다. 넥스트랜스가 투자할 당시만 해도 월 거래액이 7억~8억원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베트남 전체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월 거래액이 3500억원 수준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세번째 기업은 탑씨비(TOPCV)다. 이력서를 온라인 클라우드에 올리면 자유롭게 여러 커버레터(CV)를 창작할 수 있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원하는 정보에 맞는 기업이나 구직자를 매칭해주는 플랫폼이다. 넥스트랜스는 시드라운드를 통해 30억원 정도 밸류 투자를 진행했는데 최종적으로 500억원에 엑시트를 마쳤다. 채 상무는 "세 곳 기업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초창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한 뒤 주요 주주를 제외한 투자자들을 엑시트하도록 도와주고 성장시키는 투자 모델을 구축했다"며 "이런 투자 회수가 가능한 배경은 해당 기업이 업계에서 1위란 걸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며 그 단계까지 기업을 키워주는 로켓런처가 바로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7~8%를 보이는 반도체 생산 거점 지위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 상무는 "베트남의 2030년이 한국의 2003년과 유사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베트남이 전 세계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도약하기까지 13년 정도 남은 시점"이라며 "한국의 제조업 발전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 통신기기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순으로 산업 성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제조업이 발달함에 따라 부동산·금융·보험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이어 물류, 교육, 방송, 전문기술 수순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GDP가 1만달러를 넘기는 시기부터 딥테크에 대한 투자와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에 숙박, 음식점, 리테일 관련 서비스 영역에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상무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쪽의 선례를 살펴보면 음식, 유통, 교육, 부동산, 의료, 보건, 디지털 등 7개 분야가 유니콘 영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넥스트랜스는 베트남에서 시드 투자부터 아웃사이드 코파운더로서 베트남의 SEQUOIA처럼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넥스트랜스는 베트남판 마켓컬리인 쿠키를 비롯해 중장비 구매자와 판매자를 매칭하고 관리를 도와주는 알씨이 등을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두고 있다. 채 상무는 "베트남엔 식품 유통 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고 특히 하림과 같은 양계업을 하는 전문 기업이 없는데 쿠키가 베트남의 '넥스트 하림'을 노리고 있다"며 "또 알씨이의 경우 베트남 중장비 산업에서 엔드투엔드로 구매 연결을 해주고 사후관리(A/S)까지 책임지며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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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인데 전체 평균 나이가 32세다. 학자들이 말하는 소위 ‘황금비율’인 셈이다. 경제의 수요와 공급적 측면에서 모두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윤진일 피데스(베트남)자산운용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로드쇼에서 베트남 경제 전반에 대한 진단을 비롯해 현지 증시 상황 분석 및 향후 성장 전망 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가장 왕성한 경제활동 연령층 인구로 채워진 만큼 향후 상당기간 동안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잠재 에너지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겪었던 증시 단기 침체는 일단락됐고 중장기 대세 상승기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다는 게 윤 대표 진단이다. 윤 대표는 “베트남 증시 주봉을 보면 우선 큰 틀에서 우상향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작년 하반기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무산으로 주가지수가 한 차례 쭉 빠지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선 1분기 내내 다시 상승세 흐름”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올해 1분기의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형성될 큰 사이클의 1차 구간’으로 봤다. 그는 “이번 랠리의 상승률은 13.6%인데 전 세계 국가 증시 중 22.6%의 상승률을 기록한 일본 증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며 “경기 순환 사이클과 정책적 및 경제 구조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베트남 증시 전망은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베트남 증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윤 대표가 꼽은 가장 대표적인 정책적 요인은 저금리와 시장등급 상향 노력이다. 최근 베트남 금리 상황을 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7%다. 정확히 1년전인 2023년 초의 금리는 9~13%대 수준이었다. 1년 새 금리가 5%포인트에서 많게는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그러다보니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베트남 정부의 시장등급 상향 노력도 정책적 측면에서 베트남 증시 지수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거론된다. FTSE 및 MSCI 등급 상향은 최근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증시 관련 정책 중 최우선 순위에 해당한다. 윤 대표는 “현재 ‘프런티어 마켓’에 해당하는 베트남 주식시장 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돼 해외 자본 유입 측면에서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1차적으로는 이 등급을 세컨더리 '이머징 마켓'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베트남 정부 방침이다. 최근 있었던 등급평가에선 통과하지 못했지만 올해 하반기에 있을 평가에선 통과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윤 대표는 물가 수준과 환율도 언급했다. 그는 “오랜기간 평균 3%대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는 점도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관측해볼 수 있는 요소”라며 “작년 3.25%의 물가 상승률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77%로 3%대를 유지 중이다. 주요 이머징 마켓 국가 중에서 환율도 가장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 이후에는 참석자들의 추가 질문이 쏟아졌다. 베트남 증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권의 건전성 여부에 대해 김용환 피데스(베트남) 자산운용 팀장은 “베트남 증시의 금융 시총은 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은행 시총은 호치민거래소(HSX) 전체 시총의 22%”라며 “과거 부동산 위기 때는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비중이 조금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엔 이 수치가 많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개인투자자에 대해서 김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베트남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 유입이 상당히 활발해졌다”면서 “2018년도 말 대비 2023년도말의 개인투자자 증권계좌 개설수는 3배 수준인데 전체 인구도 1억명이라 투자인구의 추가 확대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성향 역시 밸류에이션 기반 투자로 변모하고 있다는 게 김 팀장 진단이다. 다만 선진국 주식시장에 비해 기업들의 IR 활동이나 투자 정보 제공 채널이 부족해 정보 비대칭성이 크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했다.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초창기 베트남에 진출했을 땐 부동산 개발과 한국 제조업의 투자자문 업무 위주로 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M&A(인수합병) 업무를 맡고 있다. 세계적인 변화 속에도 베트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배용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사진)는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배 변호사는 현지법인 설립시점인 2007년부터 베트남에 상주한 토박이로 통한다. 2015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베트남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신규 투자와 법인 설립 방식인데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에 있던 생산 공장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삼성, LG의 경우 베트남에 직접 땅을 사서 제조 공장을 짓는 방식으로 신규 진출한 사례다. 배 변호사는 "인건비나 토지사용료, 규제환경 등을 비교할때 베트남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분산투자 경향으로 인도네시아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그럼에도 베트남은 1순위를 지키고 있는 여전히 우수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16일 배용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베트남 현지법인 투자 동향과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벨. 진출 지역에 따른 다양한 인센티브는 기업 입장에선 상당한 유인책으로 꼽힌다. 배 변호사는 "베트남은 미국처럼 보조금을 주기 어려운 환경이라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데 지역별로 인센티브 제도가 달라 신규 진출시 반드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시점 가장 높은 인센티브는 초기 4년간 법인세 면제, 9년간 5% 감면, 이후 허용받은 기간(예를 들면 15년간) 법인세율 10% 감면 방식이고 하이퐁 같은 경우 지역에 들어가기만 해도 인센티브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때 여러 변수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금융업은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신규 라이선스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 M&A가 선호된다. 하지만 은행, 보험, 증권 등 인수시에 우발적 채무의 깊이를 알 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외국인 신규 투자 절차는 크게 투자등록증 → 기업등록증 → 후속절차를 거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서류는 '투자등록증'이다. 베트남 현지(내국인) 기업은 기업등록증만 필요하지만 외국인 투자시 반드시 투자등록증이 요구된다. 외국인 투자 규제 규정에 맞춰 실질적 투자가 가능한지 사업 목적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심사한 뒤 투자등록증이 발급된다. 배 변호사는 "주식회사의 경우 지분 51%를 인수하면 일상적인 통제가 가능하고 유한책임회사의 경우 65% 이상 결의가 필요하다"며 "유한책임회사를 인수한다고 하면 65% 이상 지분율을 인수해야 한다는 뜻이며 공개된 주식회사와 달리 유한책임회사는 폐쇄적이기 때문에 정족수가 가중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한국에서 경영을 하는 경우, 중소기업 진출시 유한책임회사 방식을 택하면 운영상 유리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유한책임회사는 사원총회(Member's coucil) 없이 회장(Chariman)만으로 운영이 가능해 조직구조를 심플하게 가져갈 수 있어서다. 토지제도에 대해서는 베트남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 변호사는 "공산국가인 베트남의 토지 제도는 아주 독특하다"며 "건물은 소유를 할 수 있어도 토지는 소유가 아닌 임대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다만 임대 기간이 끝나도 국가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이를 유연하게 처리해 주고 있어 연장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관련한 서류로는 토지사용권증서(LURC, land Use Right Certificate)가 필요하다. 한국으로 치면 땅에 대한 임차권, 건물에 대한 소유권, 여기에 대한 담보권 등이 모두 써있는 서류다. 이를 통해 부동산 자산에 대한 권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선 지금까지 다양한 베트남 진출사례가 누적되어 있는 편이다. 코로나19 이후 진출한 신한생명의 경우 인허가까지 6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의 신규 설립은 오랜 기간이 걸렸다. 금융사 신규설립에 대한 규제와 우발부채 리스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가 1조원짜리 베트남 상장 증권사 BIDV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자산운용의 빈그룹(VINGROUP) 전환우선주 인수도 성사된 바 있다. 대주주의 인수의무 등을 규정해 투자 엑시트를 담보하는 안전장치를 많이 걸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ace) 인수는 라이선스만 있는 베트남 기업의 지분 100%를 인수한 사례이자 외국 기업이 신규로 현지 카드사를 인수한 거의 최초 사례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