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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

인니 정부, 한국 기업들과 EV밸류체인 구축 나선다

인도네시아 투자청이 자국 투자유치 진흥을 위해 한국 기업들에 대한 혜택과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EV(전기차), 2차전지 분야에 대한 양국의 산업 협력에 발벗고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지하자원(니켈)을 토대로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EV 밸류체인 안에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와 역할론을 당부하기도 했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 연사로 참석한 짜요 푸르노모(Cahyo Purnomo) 인도네시아 투자청 디렉터(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투자 담당)는 "한국은 인도네시아 내 투자 액수에서는 약 7위 권이지만, 최근 일본보다 앞서는 투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EV(전기차) 산업을 비롯해 주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 투자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 법률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짜요 디렉터(사진)는 한국으로 빗대면 산업자원통상부 무역투자실 차관보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주요 인사다. 인도네시아 내 투자유치, 투자정책 심의, 투자기업 지원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한 해 수 조원의 투자금액을 움직일 수 있는 '실력자'다. 이날 짜요 디렉터는 인도네시아가 집중하고 있는 산업의 우선 순위를 거론하면서 "이미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내 많은 생산시설을 구축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과 자본의 인도네시아 투자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짜요 디렉터가 발표에서 거론한 주요 한국기업은 삼성, 현대차그룹, SK,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CJ, 롯데케미칼, 한국타이어, LX인터내셔널, KCC, 태광 등이다. 짜요 디렉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투자유치 우선순위 산업으로 지정한 영역은 △labor intensive(노동집약형) △Export-Oriented Industry(수출특화산업) △Renewable Energy(신재생 에너지) △Infrastructure(인프라 산업) △Digital Economy(디지털 경제) △Value-Adding Industry to Natural Resources(천연자원을 활용한 부가가치 산업) 등으로 대별된다. 특히 짜요 디렉터는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주류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 국토 면적 한반도의 9배 수준의 대국이다. 천연가스, 고무, 니켈, 구리, 철 등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대국이면서 풍부한 노동력을 갖추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니켈의 경우 세계 최대 매장량(약 2100만 톤)을 자랑한다. 전 세계 매장량의 24% 수준이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국면에서 팜오일, 석탄 등을 수출해 경제 5.3%의 경제성장률을 일궜다. 짜요 디렉터는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EV 관련 협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면서 "니켈의 원석은 인도네시아에서 채광하고, 완제품 후가공은 한국 기업이 도맡는 구조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아연(니켈 제련), 삼성SDI(2차전지 제조), LG에너지솔루션(2차전지 제조)가 주요 배터리 합작사인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단순한 원료 조달처를 넘어서 한국과 손잡고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원료-제조-재활용' 등의 전주기적 2차전지 라이프 사이클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에서 참석자들은 짜요 푸르노모 인도네시아 투자청 디렉터 등 현지 인사들과 열띤 토론을 가졌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청은 세제감면, 법률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현재 2차전지 사업을 비롯 인도네시아 내에 5000억 루피아(한화 약 420억원)를 투자하는 기업은 5년에서 최장 20년 간 법인 소득세를 100% 면제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설립 후 2년 간 법인세를 50% 감면 받을 수 있다. 1000억 루피아(84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5년 간 법인세를 감면해 준다. 2년 간은 25%를 추가로 감면해 준다. 짜요 디렉터는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 투자청도 투자 유치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개선해 규제를 개선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한국 투자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투자허가(Invest licence) 기간을 대폭 줄여 투자에 대한 리스크만 낮다고 인정되면 일주일 만에도 허가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EV 산업과 자국 내 소비를 진흥하기 위해 EV번호판에 대한 '홀짝제 면제' 등도 유사한 궤다.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원하는 기업은 우선 최소 2인(법인 포함) 이상의 주주가 포함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245개 비즈니스 필드 중 우선순위 사업을 지정한다. 법인세 등 세제 혜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최소 투자규모는 100억 루피아(8억원)이다. 현지 본사의 사무실을 선정하고, 공증인을 통해 사업자 허가 및 운영허가를 진행하는 절차는 투자청이 지원한다. 단, 주의할 점은 정부가 지정한 산업 중 외국인 지분제한이 전제되는 영역이 있다. 카지노, 어업, 석탄채굴 등 46개 섹터다. 짜요 디렉터는 "인도네시아 투자청의 투자유치 정책의 기조는 네거티브(제한열거)에서 포지티브(허용열거) 방식으로 전환했다"면서 "정부가 지정한 245개의 투자추천 산업과 현지 중소기업 협력 분야 51개 등에 대해 한국 기업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관광, 인프라 산업, F&B, 재생에너지 등이 있다. 한편, 이날 짜요 디렉터 등 현지 인사들을 코디네이터한 팩 밤방(Dr. Pak Bambang) 박사(사진)는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의 현 수도가 위치한 자바섬에 진출하는 것이 사업 영위에유리할 것"이라면서 "자바 중부가 특히 접근성, 투자환경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

"유망 스타트업 양성소, 글로벌 투자 거점 부상"

인도네시아는 스타트업 양성소로 통한다. 인도네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체 스타트업 갯수는 2507개로 전세계 6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은 9개,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은 2개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업 우호적 환경 속에 수많은 경쟁력 있는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뿌리 내렸다. 매력적인 아이템을 필두로 비교적 최근 업계에서 조명받고 있는 기업부터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온 강소 기업까지 다양한 산업의 선두주자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현재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정치적 이슈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외국 자본이 진입하기에 유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선 이러한 현지 주요 기업들이 참석해 자사 사업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국내 주요 운용사, 증권사를 비롯 VC, PE 등 기관투자자들은 이들의 비즈니스 검증을 위해 귀 기울였다. Didik Budi Santoso 메트라넷 CEO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디지털·통신 사업체 '메트라넷'은 우수 성장 사례로 소개됐다. 메트라넷은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PT Telekomunikasi Indonesia(Telkom)의 자회사다. 이들은 오랜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핀테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헬스테크, 농업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연사로 참석한 Didik Budi Santoso 메트라넷 CEO는 "인도네시아엔 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있으나 자본과 규제 문제는 여전히 상존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좋은 투자 파트너가 있어야 하며 메트라넷은 현지 유망 스타트업들이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트라넷은 산하에 5개 계열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NUON, RUN SYSTEM, Cellum, qiscus, CAZH 등이다. Didik Budi Santoso CEO는 이들이 모두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고 짚으며 현재 자사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110개 초기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Teguh Eko Budiarto Prosa.ai CEO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도 참석했다. Prosa.ai의 Teguh Eko Budiarto CEO는 인도네시아어에 최적화된 자사 AI 솔루션을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언어 기준으로 자사 자연어처리(NLP) 솔루션 정확도가 오픈AI, 구글스피치 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며 "모국어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갖춘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 강조했다. 높은 성장률도 기록 중이다. Prosa.ai는 연 평균 51%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성장률이 주춤했으나 올해 다시 40% 수준을 회복했다. NLP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Prosa.ai는 25만명의 일반 사용자 및 6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Yuli Cahyono PT lmani Prima COO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 사업을 전개하는 PT lmani Prima의 Yuli Cahyono COO는 어선 관련 규제 변화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 1분기까지 모든 어선 이용자를 대상으로 면허 보유, 트래킹 시스템 장착 등의 새로운 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이 고가이다 보니 5~10톤(t)급 소형 어선의 경우 이를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PT lmani Prima는 해당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소형 어선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PT lmani Prima는 약 17년간 기관차, 중장비, 선박 등 육상과 해상 환경에 적합한 IoT 하드웨어를 공급해왔다. 현재 인도네시아 총 선박은 86만7000대로 향후 기기 매출과 연간 구독료가 각각 3억1000만달러, 1억4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T lmani Prima는 일반 화물 선박을 대상으로 트래킹 시스템 적용을 시험해 보고 있다. NIKI TSURAYA YAUMA GOERS COO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GOERS도 이날 행사에서 시장 동향을 전했다. GOERS의 NIKI TSURAYA YAUMA COO는 여러 비즈니스 라인 가운데 관광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관광 시장이 연간 8.4%씩 성장, 이를 타깃팅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라 판단했다. 높은 수준의 인도네시아 GDP(국내총생산) 또한 관광으로 성장한 것이라 설명했다. NIKI TSURAYA YAUMA COO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자사도 현지에 특화된 관광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한국과 문화적으로 다양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고 관련 투자자 및 기업들과 활발히 미팅 중"이라 말했다. B2C에 주력하는 여타 경쟁사와 달리 B2BC 전략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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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DCM·ECM 미성숙 불구 잠재력 높은 시장"

"한국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을 GDP(국내총생산)에 대비하면, 유사한 수준이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GDP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장의 참가 여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IPO(기업공개) 총 공모액과 딜 건수가 매년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연자로 나선 최준호 KB 발버리증권(KB Valbury Sekuritas Indonesia) 이사는 인도네시아의 DCM(부채자본시장)·ECM(주식자본시장) 및 역외금융, 구조화 금융 시장에 대해 폭넓게 소개했다. 최 이사는 대우증권 DCM부, 동부증권 기업금융부,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 IB본부를 거친 현지 IB 전문가다. 최 이사가 몸담은 KB 발버리증권(대표 오철우)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관 중 하나다. 2000년 설립된 현지 발버리 증권을 지난해 KB증권이 인수(65% 지분)하면서 현지 공략거점으로 삼고 있다. 6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면서 동남아 시장의 다양한 딜을 진행한 최 이사는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 대해 "선진시장 대비 다소 미성숙한 특성을 보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시장"으로 평가했다. ◇IPO 시장, 리스크 존재 불구 '우상향' 이머징 마켓 인도네시아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는 각론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구조와 유사하다. ECM 부문에서는 IPO, 유상증자가 활발하고, VC(벤처캐피탈) 및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메자닌 시장도 개화하고 있다. DCM 부문에서는 공모사채 시장이 활발한 대신 후순위사채, 영구채 등 사모사채 시장은 다소 위축돼 있다. 구조화금융의 경우 다양한 제한 사항으로 인해 역내 구조화보다 역외조달(프라이빗 크레딧, 김치본드 등)이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 이사는 인도네시아의 공모채 발행 시장 규모와 관련 "한국은 GDP 대비 회사채(부채 제외)의 상장잔액 비중이 약 25%인 반면 인도네시아는 2%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금리의 이슈와 신용등급 체제의 이슈가 남아 있지만, 회사채 발행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금융회사가 공모채 발행의 최다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약 75%의 발행사가 로컬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호적 환경이다. 인도프리미어(Indopremier), 만디리(Mandiri) 등 10개의 로컬 증권사가 공모채 리그테이블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유사하게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연기금이 주요 투자기관이다. 공모채 발행 절차는 한국과 다소 다르다. 한국은 보통 증권사가 개별 물량에 대해 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세일즈를 하고, 미판매 분량에 대해 잔액인수를 하는 구조인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수요예측 후 초기인수 계약을 체결, 미매각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다만 최근 수요예측 전 총액인수 확약을 요구하는 발행사가 늘고 있어 증권사들의 인수여력이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약 6개월 가량 걸리는 발행기간은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ECM 시장은 가능성과 리스크가 교차하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 상장기업들의 시총은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바닥을 쳤지만, 꾸준히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상장 종목의 수도 2019년 671개에서 올 3분기 893개로 늘었다. 다만 거래량 기준 양극성이 존재한다. 100~150개의 종목이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나머지 750여개 종목의 거래 실적은 미미하다. 이는 IPO의 문턱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증권 지수는 종합지수인 IHSG를 포함 시가총액 상위 45개인 LQ45, 시가총액 상위 100개인 KOMPAS100, Sharia(이슬람 금융) 종합 ISSI, Sharia 상위 70개인 JII70 등이다. 한국처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 최 이사는 "매년 50~60개의 신규 IPO 종목이 나오지만, 상위 3~5개 IPO 종목의 공모 규모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 시 증권회사의 인수행위가 필수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행사가 스스로 발행을 할 수 있어 현지 증권사들은 유상증자보다 규모가 큰 IPO 시장에 영업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로컬 증권인 만디리, CLSA 등이 인수총액 기준 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리그테이블의 일관성이 없고, 변동성이 심한 편이다. ◇제한된 시장 두고 '역외 자금조달' 시장 뜨거워 인도네시아는 은행별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다소 박하게 적용하는 탓에 은행권 위주의 조달시장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역외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동일인 한도는 약 10~25% 수준이다. 이 때문에 동일인 한도를 넘어선 역외 대출 시장을 글로벌 은행, 중화권 은행, 국영은행 등의 '빅플레이'가 나눠갖고 있는 구조다. 한국의 은행 및 증권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시장이다. 최 이사는 "김치본드나 국내 은행 본사로부터 들어오는 자금들이 이러한 유형의 조달인데, 최근 글로벌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로 유입되는 사모펀드 자금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자산을 유동화하는 인도네시아의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의 자산 유동화 시장은 한국과 유사하게 ABS(자산유동화증권)과 리츠(부동산유동화)가 있다. 최 이사가 지적한 한국과의 차이는 '유동화 비히클'이다. 한국은 보통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는 반면 인도네시아는 펀드 형태를 띈다. 최 이사는 "한국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유동화 전문법과 신탁구조가 부재하기 때문에 진성매각, 대항요건에 대한 법률체제가 부족하고 자산혼장의 리스크가 있다는 점"이면서 "발행, 판매 등 유통이 어렵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내 자산유동화는) 역외 SPC를 통한 해외 구조화금융이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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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투자금융 관점서 봐야, 전략적 접근시 유리"

"인도네시아는 투자금융 관점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종교나 화교 자본 의존도 등으로 상대적으로 한국과 유사성이 낮긴 하지만 이는 투자금융 전개 시나리오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오랜 기간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점 역시 매력적인 투자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공용석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1본부 부장(사진)은 이같이 말했다. 공 부장은 이날 동남아시아 내 인접 국가이자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시장과 인도네시아 시장의 차이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철저히 투자금융 측면에서 인도네시아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단순히 한국 시장 관점에서 볼 땐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국가 중 주목도가 높진 않지만 배경 등을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투자금융 비즈니스를 전개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근거로 높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 수치, 국가 신용 등급 등을 들었다. 공 부장은 "최근 무디스, 피치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 진출 비율이 높은 베트남의 경우 투기 등급 가운데 가장 상위에 랭크된 반면, 인도네시아는 하위권이지만 투자 등급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투자금융 업무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것이 등급인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인도네시아가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기준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 등급은 'BBB'다. 같은 기간 베트남은 'BB~BB+'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1인당 GDP는 4357달러(약 563만원)다. 국가 총 인구 수가 2억7300만명으로 전세계 4위 수준인 만큼 단순히 인당 GDP만 보면 낮지만 전체 총량으로 볼 땐 아세안 국가 중 최상위에 속한다. 반면 총 인구 수가 1억명이 안되는 베트남의 인당 GDP는 3725달러(약 481만원)에 그친다. 내수 위주의 성장 배경도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높은 인구 수,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는 현지의 저렴한 인건비 등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 해외 시장에 이를 수출하며 성장해 온 베트남과 상반된다. 베트남은 이러한 점을 부각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자국 내 유치했으나 우선 절대적인 현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둔화되는 추세다 보니 해외 기업들이 고전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경제 및 사회 관련 비교표. 공 부장은 "인도네시아 교역 규모를 보면 중국, 일본 등이 지배적이고 한국은 아직 중위권 수준"이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금융이 공동으로 진출해 포션을 늘려가는 전략이라면 물론 단기적으론 역전하기 어렵겠지만 5~10년 정도 봤을 땐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치적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 역시 장점이라는 평가다. 베트남의 경우 공산당 1당 체제인 반면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민주주의 제도 하에 표면적으로 합리적인 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달러 조달도 용이한 편이다. 특히 법인 정리 등 후속 단계에서 정치적 이슈에 따른 차이가 크다. 초기 시장 진입은 수월하나 엑시트(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베트남 시장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투자금 회수 등 후속 절차에 대한 리스크가 낮다는 설명이다. 각각 사회주의, 민주주의 정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따른 차이다. 공 부장은 "투자금융 면만 놓고 볼때 근래 베트남은 후퇴하는 흐름인 반면 인도네시아는 속도는 느리지만 명백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을 고려할 때 무작정 현지화를 채택하기 보다 외려 한국식으로 기본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

"K-자본, 무한 확장 '할랄산업' 주목해야"

"전 세계 무슬림 숫자만 어림 잡아 20억 명에 이르고, 할랄 인증 제품에 대한 무슬림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절대적이기 때문에 할랄산업이 미래 유망한 투자처로서 가치가 점증하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인도네시아'에서 공용석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1본부 부장(사진)은 국내 자본이 글로벌 무슬림 커뮤니티와 관련 '할랄(Halal)산업'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공 부장은 국민은행 마케팅부, 대우증권 구조화본부, 미래에셋증권베트남IB본부 등을 거친 동남아 비즈니스 전문가다. 할랄산업은 이슬람 교인들이 율법에 따라 허락된 음식과 제품만 사용하는 교리에 기반한 산업이다. '할랄(Halal)'은 '신이 허용하다'라는 뜻으로 율법이 허락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무슬림이 교리에 따라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뺀 음식 제품 등이다. 과거에는 식품 위주였던 할랄시장은 코스메틱, 의약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 2조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할랄산업의 중추 국가는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Jabatan Kemajuan Islam Malaysia)는 2012년 세계 최초로 할랄 의약품 표준인 'MS2424:2012'를 도입, 할랄 의약품 표준을 마련했다. 할랄 의약품을 비롯해 할랄식품 등에서 무슬림 커뮤니티의 글로벌 표준을 이끌고 있다. 2021년 기준 할랄식품 사업 부문에서 310억 달러(약 40조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476억 달러(약 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처럼 할랄인증 표준 선도국가는 아니지만, 폭넓은 소비시장으로 각광을 받는 국가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2억7000만명 중 무슬림 인구 비중은 87%에 달한다. 6개의 종교(이슬람, 개신교, 카톨릭, 불교, 힌두교, 유교)의 채택이 가능해 이슬람교를 국교로 채택한 이슬람국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다. 약 2억3500만명의 무슬림이 할랄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국제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무슬림의 90%는 식품 구매 시 할랄마크를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한다. 공 부장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무슬림 인구는 할랄인증을 매우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할랄 제품의 인증이 의무화는 아니지만, 인도네시아 내에서 할랄제품에 대해 인증이 의무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식품 메이커를 위주로 다양한 기업들이 할랄시장을 노리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의 경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할랄 인증을 받은 제빵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동남아 및 중동 할랄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CJ제일제당 역시 가공밥, 김치 등의 제품에 대해 할랄식품 인증을 받고, 동남아 할랄시장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교촌치킨, 삼양식품 등도 마찬가지다. 이는 한국에 할랄인증원이 생기면서 할랄제품에 대한 수출이 용이해진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2015년 설립된 한국할랄인증원은 화장품, 콘텐츠, 식품, 관광, 의료기, 제약, 호텔 등의 산업과 관련된 인증을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의 할랄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제 할랄인증을 주도하는 말레이시아 JAKIM과의 교차인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K-할랄'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공 부장이 경영 자문을 하고 있는 국내 A기업의 경우 할랄인증 기준을 충족하면서 할랄제품을 가공, 수출하고 있다. A기업은 JAKIM이 인정하는 도축인력 1인과 판정관 1인, 관리관 1인 등 총 3인이 기업에 상근하면서 인증 절차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관리관이 도축 과정 전반에 대해 관리, 감독하고 JAKIM에 보고하면 할랄제품으로서의 요건이 충족된다. A기업의 할랄제품은 국내외 무슬림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공 부장은 "일반 한국인의 인식에는 '무슬림=중동 테러리스트'라는 고정관념이 강한데, 이 편견만 걷어낸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할랄산업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서 "실제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다보니 할랄 비즈니스의 무한한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