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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

"싹트는 스타트업 생태계, 지금이 투자 적기"

베트남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지만 최근 관련 생태계가 점차 조성되고 있다. 베트남 전체에 1개에 불과했던 스타트업의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현재 10곳이 넘는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벤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고 있다. 베트남의 전체 스타트업 숫자는 지난해 기준 약 3000개로 추산된다. 2년전 1200개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해 스타트업의 전체 투자유치 사례는 92건에 불과하다. 1년간 고작 3%의 스타트업만이 외부 투자를 받았다는 얘기다. 벤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베트남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사이공 이노베이션 허브의 흐엉 디렉터(사진)는 더벨과 더벤처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 2일차인 28일(현지시간) "주변을 살펴보면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많지만 아직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지금이 투자 메리트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사례는 2011년 고작 10건에 불과했다. 2014년까지 연간 30건을 넘기지 못하다가 2015년부터 증가 추세에 있다. 아직 연간 100건에 못미치지만 상승 곡선이 가파르다. 한동안 현지 액셀러레이터 중 회수까지 마친 사례가 없었지만 작년에 8건의 엑시트 사례가 있었다. 싱가폴의 'Sea그룹'이 베트남 벤처투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대부분 전자상거래, 푸드테크, 핀테크 분야다. 여행 관련 산업도 성장세가 돋보이는 분야다. 특히 베트남 당국에서는 핀테크 육성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 중 31%만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외국을 나갈 때 사용하는 용도로 소지하고 있다. 핀테크 산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은 셈이다. 소셜미디어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다. 인터넷 사용 인구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7시간에 달한다. 전체 광고 시장의 과반 이상을 온라인 광고가 점유하고 있으며 TV 광고 비중은 24%에서 정체돼있다. 신문 등 지면을 통한 광고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다. 암호화폐를 통한 ICO 시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베트남과 싱가폴 업체가 합작으로 만든 업체가 ICO로 5200만 달러를 조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10건 정도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의지가 크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투자기관 설립과 개인의 벤처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더 많은 자금 유치 기회를 만들기 위해 각종 기관을 설립해 지원하고 있다. 호찌민에 위치한 사이공 이노베이션 허브도 이 가운데 한 곳이다. 흐엉 디렉터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인터넷 사용률이 2위이며 스타트업 육성도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라며 "향후 동남아시아의 ICT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

전통 제조업, '3차·4차 산업' 파고에 휩쓸리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음 사이로 접착제에서 묻어나는 특유의 화약 성분 냄새가 코 끝을 순간 휘감는다. 덜컥덜컥 신발이 재단되고 한컨에선 재봉이 한창이다. 주변에서는 품질 검사를 받는 신발들이 줄을 길다랗게 늘어뜨렸다.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차로 30분 남짓을 달려 도착한 성현비나에서는 5000여명의 젊은 여공들이 쉴새없이 움직였다. 푹푹 찌는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재단과 재봉 등이 수작업으로 일사분란하게 이뤄졌다. 금새 앙증맞은 크기의 아동화부터 기능성 신발까지 눈에 제법 익은 디자인의 신발들이 수북이 쌓였다. 현장을 둘러 본 이강근 수림창투 전무는 "마치 1980년대까지 번창한 부산의 신발공장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호찌민 인근 빈증성에 위치한 성현비나의 공장은 글로벌 제조업체 생산기지인 베트남에서 상당히 큰 규모로 꼽힌다. 호찌민은 저렴한 인건비와 물류 인프라를 갖춰 많은 제조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업체들이 베트남 진출을 타진 중이다. 성현비나는 국내 기업 중 베트남 진출 1세대로 볼 수 있다. 모그룹인 성현그룹은 1993년 부산의 무역회사로 첫 발을 내딛었으며 19년 전에 베트남 신발 제조업체인 성현비나를 설립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사업을 대규모로 확장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성현 성현비나 부사장은 "이미 오래 전 베트남에 진출에 정부 규제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베트남은 노동법, 환경규제 등이 한국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신규 진입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성현비나는 신발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및 ODM(제조사개발생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연간 1000만족을 제조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 직원 수는 1만명에 육박한다. 글로벌 브랜드 13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노스페이스', 'GEOX', 'uvex' 등이 주요 거래처다. 성현비나의 베트남 공장은 전세계에서 고어텍스 신발을 가장 많이 제조하는 공장 중 하나다. 자체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어 단순 OEM을 넘어 직접 제품 개발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신발 제조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인력 수급과 인건비가 가장 중요하다. 성현비나도 인력 교체가 잦아 전체 직원 5000여명 중 1000여명을 매년 신규 채용하고 있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젊은 인력이 많아 수급이 아직은 수월한 편이다. 다만 연평균 약 7.5%에 달하는 임금 상승은 부담이 되고 있다. 호찌민 외곽으로 갈수록 임금이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다수의 제조업체들이 주변으로 조금씩 이전하는 추세다. 덩달아 베트남 전통 제조업 분야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2차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3차·4차 산업으로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20~30대의 젊은 세대의 인구 비중이 크고 교육열이 높아 새로운 업무에 대한 습득 속도가 빠른 편이다. 베트남에 이미 많은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있어 산업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현장을 둘러 본 신용수 SBI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최근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전한 제조업체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며 "기업 진출과 투자 측면에서 베트남에 변화 흐름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현비나도 신발 제조업을 주업으로 가져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찾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십수년간 쌓은 사업 노하우와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할 수 있는 사업이 타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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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자본금계좌와 운영계좌 분리 필수"

개인과 법인을 막론하고 경제 활동에서 꼭 필요한 게 은행 계좌다. 베트남 금융 거래 방법은 한국과 차이가 많아 이용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법인 설립시 계좌 개설과 운용 방법이 상대적으로 복잡한 편이다.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의 김승덕 매니저(사진)는 27일(현지시간) 더벨과 더벤처스가 공동주최한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에서 베트남 현지 금융과 관련해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 설명했다. 외국계 자본이 베트남 투자를 검토할 때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환율 리스크다. 베트남의 경제 규모가 아직 작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동화 환율의 변동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동화 가치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 매니저는 "동환율은 변동 곡선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며 "현지 실무진 입장에서는 동달러 환율이 오히려 원달러 환율보다도 안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동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베트남에 직접 투자하는 해외 자본이 늘고 있다. 해외에 있는 베트남 동포의 송금 건수와 관광객도 불어나고 있다. 증권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 약 40%가량 성장했으며 올 연초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공기업과 대기업의 비상장주식거래소(UpCom) 상장이 증가했고 민영화를 준비 중인 주요 국영기업들이 상장하면서 활황을 이끌었다. 베트남 상장기업들은 향후 연평균 매출성장률 8%와 영업이익률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자본들은 주로 베트남 현지에 동화 계좌나 달러 계좌를 개설한다. 동화의 경우 금리가 수시입출금 계좌가 0%, 정기예금 계좌가 최고 6~7%다. 단 달러 계좌일 경우에는 금리가 무조건 0%다. 달러를 빨리 동화로 환전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달러 계좌 이용은 제법 까다로운 편이다. 베트남은 5000달러 이하를 소지하고 경우에는 입국시 별도의 세관신고가 필요없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들여온 자금을 현지 계좌에 입금할 수 없다. 달러 계좌에 입금하려면 1달러라도 사전에 세관 신고가 필요하다. 베트남에 있는 타인의 달러 계좌에 송금하는 것도 제한된다. 사업이나 투자를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할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계좌를 분리하는 일이다. 법인 계좌를 만들기 전에 자금 집행이 필요한 경우 역외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현지의 다른 계좌로 집행할 경우 법인 설립 후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해외에서 자금을 모아 현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할 때도 역외 계좌 사용이 필수다. 법인 계좌도 자본금 계좌와 운영 계좌를 철저하게 분리해서 사용해야 한다. 자본금을 자본금 계좌에 먼저 입금하고, 그 다음 운영자금을 운영계좌로 옮겨 집행해야 한다. 자본금을 직접 운영 계좌에 입금하거나 자본금 계좌에서 사업 자금을 집행하면 문제가 된다. 또 자본금은 라이선스 취득 이후 90일 이내에 전액 입금을 마무리 해야 한다. 김 매니저는 "베트남 계좌 이용이 한국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는 투자자 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 투자시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의 도움을 받는 게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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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세법, 비용처리 증빙 주의해야"

베트남 투자에 대한 국내 기업·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매년 7%에 가까운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어 현지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과 세법에 큰 차이가 있고 아직 정비 되지 않은 각종 규정들이 많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지에 진출해있는 딜로이트안진의 박현서 과장(사진)은 27일(현지시간) 더벨과 더벤처스가 공동주최한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에서 사업자 및 투자자들이 주의 해야 할 세법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 ◇ 中보다 외국인 투자 제약 적어…지분율 요건 완화 박현서 과장은 "베트남 당국은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고 특히 하이테크 사업에 큰 혜택이 돌아간다"며 "세제 혜택은 크게 사업별 지역과 내용, 투자 규모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투자하는 경우 15년간 우대세율을 적용 받는다. 매출이 최초 발생하는 시점부터 4년간은 세금이 면제되며 9년간은 법인세의 50%가 감면된다. 베트남의 일반적인 법인세율은 20%이며 특정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경우 특혜세율 10% 및 감면 및 면제를 적용받는다. 즉 법인세는 처음 4년간 0%, 그 다음 9년간 5%, 이후 2년간 10%로 산출된다. 한국이 최고 22%를 적용받는 것에 비하면 큰 메리트가 있다. 박 과장은 "하이테크의 R&D 또는 주요 사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6조동(한화 약 2900억원)을 투자하면 대규모 투자로 인정돼 세제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법인 설립 요건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편이다. 과거에는 외국인이 베트남 법인의 지분을 50% 이상 소유할 수 없었지만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보호하거나 육성하는 사업 일부에 외국인의 지분 소유가 제한된다. 예컨대 은행의 경우 외국인이 20% 이상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사업 성격에 따라 지분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법인과 사무소 중 어떤 형태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할지 고민하는 기업들도 많다. 사무소를 운영할 때는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유의해야 한다. 특히 사무소는 계약 체결이나 대금 수금 등 영리활동과 관계된 사업을 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현지 사무소가 계약의 중간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무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세무당국이 법인으로 판단해 과세할 수 있기 때문에 사무소는 사업 증빙이 남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 중 하나는 세금계산서다. 박 과장은 "한국에서는 각종 거래명세서로 증빙이 가능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예컨대 한국에서는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카드명세서만 제출하면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베트남에서는 별도의 세금계산서를 꼭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트남 세법상 야간 근무도 제한 규정이 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는 한달에 30시간·1년에 200시간 이상 야간근무를 할 수 없다. 만약 그 이상 야간근무를 하려면 기업이 세무서의 허가를 받아야 야간근무 수당을 비용으로 인정받는다. 사전 허가를 받아도 연간 300시간 이상 야간근무는 세법상 인정되지 않는다. ◇ 소득세·이전가격 과세 주의…"전문 회계법인 자문 필요" 개인소득세의 경우 베트남은 최고세율이 35%로 한국(42%)에 비해 낮다. 그러나 과표구간의 기준이 낮아 월과세소득이 8000만동(한화 약 390만원) 이상이면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파견된 직원의 경우 베트남에서 소득을 적게 신고하고 한국에서 임금을 별도로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불법이기 때문에 세무당국이 문제 삼을 경우 대처 방법이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도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매출 부가세에 비해 매입 부가세가 많다면 쉽게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베트남은 요건이 까다롭고 환급 받을 때 무조건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수출품 생산은 세무당국에서 환급을 안해주려는 경향이 있어 과정이 복잡하다. 베트남 세법에는 'EBITA(상각전영업이익) 20%' 규정도 있다. 회사가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비용을 비용처리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국적기업의 경우 관계사끼리 대출을 통해 자금을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에서는 이자비용이 EBTIA의 20%를 초과할 경우 세법상 비용처리가 되지 않는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투자 비용도 많고 감가상각비도 많아 매년 적자를 봐야하는데 이자비용을 비용으로 인정 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세무당국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이전가격 규정도 점차 엄격해지는 추세다. 다국적기업의 경우 법인세율이 낮은 지역의 법인에 이익을 몰아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들은 비슷한 성격의 기업들을 참고해서 적정 마진율을 제시한다. 만약 그 마진율을 벗어나는 거래를 할 경우 별도의 과세를 하는 것이 이전가격 규정이다. 박 과장은 "예전에는 보고서를 구비할 경우 대응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지난해부터 절차가 복잡해졌다"며 "세무 신고 전에 각종 보고서를 비롯해서 사전에 전문 회계법인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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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거남진' 베이비붐 세대가 달린다

‘온전한 잎이 찢어진 잎을 가려준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오늘을 일컫는 말이다.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에 몰아친 자본의 물결과 북부 거점 하노이의 공동체 의식이 결합하면서 베트남 개방경제의 꽃을 피웠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특유의 민족성에 풍부한 노동력이 더해지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장 진 KOTRA 호찌민무역관(팀장·사진)은 27일(현지시간) 더벨과 더벤처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에서 "베트남은 중국을 방어하면서 남쪽으로 진출하려는 북거남진(北拒南進) 역사에서 형성된 뿌리 깊은 공동체 의식이 성장 원천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민족과 화합하고 남의 장점을 흡수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2030세대 '노동·내수' 중추,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은 그들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베트남은 인구가 약 1억명으로 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인 20~30대에 인구가 집중돼 있다. 50대 초중반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와 대조를 이룬다. 젊은 노동력과 왕성한 소비욕구가 세계에서 보기 드문 풍부한 노동시장과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다국적 제조업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미 베트남을 중심으로 여러 다자간·양자간 무역협정이 체결돼 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몰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장 팀장은 "베트남은 아세안(ASEAN) 국가 중 유일하게 노동 집약적인 곳"이라며 "30대 이하에 6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인구분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의 3대 수출국으로서 날로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2017년 한국 수출시장의 8.3%를 차지했다.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은 주로 한국에서 자본재와 중간재 등을 수입해 다시 해외로 수출한다. 대외 수출물량이 늘어날 수록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커지는 구조다. 한국의 대(對) 베트남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7년 316억달러로 2011년 대비 150% 증가폭을 보였다. 장 팀장은 "과거 우리나라가 일본과 교역에서 주로 원자재 등을 공급하고 무역적자를 벗어날 수 없었던 현상이 베트남 입장에서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과거 중국과 대립을 비롯한 베트남전쟁 등에서 기인한 역사적 배경이 현지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베트남은 통일전쟁의 거점인 북부 하노이를 중심으로 공동체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남부에 위치한 경제도시 호찌민은 덥고 먹을게 풍부하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쉽게 지갑을 연다. 남진 정책 영향으로 외래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주변과 어울린다. 민족의 자존감과 소비성향으로 대변되는 하노이와 호찌민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국영기업 민영화·금융구조 불안' 해소 과제 고도 성장 이면에는 일부 그늘이 자리잡았다. 국영기업이 경제 전반의 주도권을 쥐면서 민간기업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체 산업의 약 60%를 국영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전체 10대 기업 중 9곳이 국영기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2016년 기준 베트남 GDP의 28%를 차지한다. 국영기업에 지나친 편중은 경제 취약성으로 이어졌다 2010년 베트남 국영 조선공사인 비나신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는 등 경제 위기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국영기업 민영화 마스터 플랜을 세웠으나 대상이 배드컴퍼니로 제한되면서 성과가 미진한 상황이다. 취약한 금융 구조도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국영은행을 제외한 현지 민간은행의 금융사고가 빈번하다. 금융구조가 초기 수준에 머물면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외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트남은 작년 7월부터 월드뱅크의 차관 지원 대상 국가에서 제외됐다. 자금 수요가 넘치지만 해외에서 이를 유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간과 투자개발형(PPP)사업을 통한 인프라 구축을 모색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장 팀장은 "베트남 경제 체력이 당장 해외에서 자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벅찬 상황"이라며 "다만 현지 진출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투자확대 의향을 밝히는 등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