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글로벌 시장에서 본 한국 신약개발 경쟁력 그리고 협업방안

2023-10

신약 개발 트렌드와 선별적 투자·지원 방향

2022-11

韓日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2021-10

2021 제약·바이오업계 투자 트렌드 및 신사업 전략

2020-10

2020 비상장 바이오텍 투자 전략과 펀딩 트렌드

2019-10

제약ㆍ바이오 시장 동향과 효율적 투자 전략

thebell news

thebell Forum|2024 제약·바이오 포럼

한국 바이오텍 보는 '글로벌 BD와 VC' 파트너링 기회 온다

글로벌 VC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BD 자문사 파마벤처스 그리고 한국 제약바이오업계 내 투자 구심점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까지. 바이오에 진심인 국내외 플레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인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는 이날 130여명의 국내 바이오텍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글로벌 선진 시장 관계자와 흔치 않은 교류 기회인만큼 현장에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과 인사이트를 놓치지 않으려는 청중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본 행사가 끝나고 난 '백스테이지'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열띤 파트너링이 이어졌다. ◇포럼에 130여석 마감 '인산인해' 더벨은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24 제약·바이오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아태총괄 및 전략 고문,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가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윤사중 존스홉킨스의대 바이오인포매틱스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본 한국 신약개발 경쟁력 그리고 협업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당초 예정됐던 100석이 조기 마감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 최전선에 포진한 VC와 딜브로커 기업이 국내서 집결한 건 처음인만큼 바이오텍 관계자들의 이목을 모은 결과다.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은 모더나를 출범한 벤처캐피탈(VC)이다. 파마벤처스는 '렉라자' 등 국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빅딜을 주도하며 국내외에 상당한 레퍼런스를 쌓았다. 주제발표를 통해선 선진 시장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통해서 글로벌 트렌드를 확인하고 국내 바이오텍의 지향점도 가늠할 수 있었단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 국내 바이오텍 시장은 다소 침체 분위기지만 여전히 해외에선 활기를 띠고 적극적인 투자처 발굴에 힘쓴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온 모습이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바이오텍 CEO는 "연사들이 주제발표를 통해 짧은 시간 선진 시장 관계자들의 눈으로 국내 바이오텍이 꼭 알아야 할 정수를 청중에 전달했다"며 "또 국내에선 바이오 열기가 다소 주춤하지만 이를 이기고 진일보하기 위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웠던 플로어 토론, 로벌 플레이어 '일거수일투족'에 촉각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VC와 BD 자문사에 대한 국내 관계자들의 관심은 주제 발표 이후 플로어 토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관계자의 인사이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날 행사 현장에 대한 별도 촬영을 진행키도 했다. 또 플래그십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고 협업을 맺어야 하는지 보다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혹한기를 이겨내고 글로벌로 도약하려는 K-바이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다. 주제발표 이후 준비된 플로어 토론은 기존 주어진 시간인 35분보다 10분여를 초과해 마무리됐다. 열띤 토론을 통해서도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내 바이오 관계자들의 그로벌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를 엿볼 수 있었다. 토론에선 글로벌 VC와 딜 브로커와의 소통 방법을 문의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익명을 요구한 BD 임원은 "K-바이오 시장이 해외를 지향하고 글로벌 단위에서의 성공을 지향하지만 아직 그 길을 어떻게 누구와 걸어갈지 즉 '노하우'는 완비되지 않은 이머징 마켓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플로어 토론으로 질의에 나선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K-바이오가 K-반도체를 이을만한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한 방안을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시야를 통해 확인하고 싶었다"며 "연사들의 충실한 답변을 통해 우리 내부에선 서로 결집하고 기술은 숙성시키면서 해외와 접점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플로어 토론이 종료된 뒤 별도로 마련한 백스테이지에서도 이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특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파트너링을 원하는 바이오텍 관계자들이 안드레 안도니안 의장과의 통성명과 명함 교환을 위해 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이어졌다.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은 이날 백스테이지 현장에서 "지금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바이오텍 즉 판매자가 아닌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 즉 투자자 우위로 움직이고 있다"며 "남들보다 발빠르게 빅파마 및 시장과 접점을 만드는 바이오텍만이 성과를 창출하는 시대이니 이를 고려한 기민하고도 전략적인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bell Forum|2024 제약·바이오 포럼

K-바이오의 글로벌 도전 '먼저 찾고 두드리고 공개해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위기로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K-바이오 업계. 여전히 어려운 시기지만 반등에 대한 희망은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서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이 과거와는 다르자는 점에 주목된다. 해외 진출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 중인 국내 기업 행보 역시 눈에 띈다. ◇국내외 전문가들 "한국 바이오, 성장 가능성·잠재력 충분"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본 한국 신약개발 경쟁력 그리고 협업방안'을 주제로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엔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 십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총괄 의,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가 참석해 개별 발표 후 토론 시간을 가졌다. 사회는 윤사중 존스홉킨스대 생명정보학부 겸임교수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텍, 투자자들도 한국 바이오기업의 기술을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했다. 왼쪽부터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 십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총괄, 윤사중 존스홉킨스대 생명정보학부 겸임교수,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 행사 마지막 순서인 토론 및 질의응답(Q&A) 시간에도 한국 바이오기업의 관심사는 그래서 '어떻게' 해외 기업과 파트너링을 해야 하는 지에 몰렸다. 지금보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기업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안도니안 의장은 "양사의 목표와 비전이 맞다면 당연히 협업은 이뤄지게 돼 있다"며 "정확하게 회사가 어떤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개발 단계나 투자 현황 등과 관련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사실정보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파마벤처스도 같은 의견이었다. 토론에 참여한 독스 부사장도 투명한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사업개발(BD) 자문사로서 한국 기업과 일을 해보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만 다 오픈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정보가 제한적이면 논의가 진행될 수 없기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에서 맨파워, 즉 좋은 팀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도 나왔다. 독스 부사장은 "기업의 철학과 논리가 투자자와 잘 맞는지, 아이디어가 훌륭한지 등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도 비중 있게 보는 요소"라며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게 중요한 만큼 팀이 최고면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독스 부사장은 상대의 눈높이를 잘 파악하고 최대한 다양한 파트너사와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계약 상대방이 흥미롭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해서 이것이 바로 텀시트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며 "데이터를 업데이트함으로써 계약이 더욱 진척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상대방이 계약 논의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온다고 해서 한 곳하고만 얘기할 게 아니라 최대한 여러 기업을 동시에 만나 논의하는 협상 스킬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허 대표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바이오텍도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일갈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왜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지 물어보면 창업주가 혼자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을 큰 리스크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많이 존재하지만 정책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격차 극복할 핵심 전략 '오픈 이노베이션'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글로벌 기업은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반면 국내 400여개 제약기업, 1000여곳 바이오벤처의 모든 R&D 비용을 다 합쳐도 4조원이 안 되는게 우리 현실이다. 인수합병(M&A)나 기술수출 성과는 한 기업에 귀속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는게 아니냐고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오픈 이노베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플래그십이나 파마벤처스와 같은 글로벌 외부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도니안 의장은 "실제 경영부터 사고방식까지 모두 글로벌 수준이 돼야 한다"며 "단순하게 기업공개(IPO)가 기업의 목표가 돼서는 안되고 이를 넘어 빅 글로벌 챔피언이 되겠다는 열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독스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지 않는다면 국내 시장에만 국한된 작은 산업으로 남게 되고 미국·중국·일본 세 나라가 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을 걸릴 수 있지만 한국은 충분한 글로벌 역량을 갖췄기에 좋은 기술을 발굴함과 동시에 지속해서 혁신기술을 세계에 노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 또한 "바이오산업은 하나의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국내에 우수한 과학기술을 가진 바이오텍이 굉장히 많은데 이들을 묶어서 힘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선에 가능하면 경쟁이 너무 치열한 영역보다는 희귀질환처럼 적은 돈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thebell Forum|2024 제약·바이오 포럼

바이오 M&A 딜의 필수요건, 데이터 분석 통한 TPP

"딜 완수를 위한 각자의 티핑포인트(TPP, Tipping Point)를 아는 게 중요하다." TPP는 시장의 반응이 한 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튀어오르는 시기를 일컫는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TPP란 M&A(인수합병)나 보유한 약물의 라이선싱 딜이 이뤄지는 때다. 이를 위해서는 보유한 기술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사진)은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글로벌 신약 사업개발(BD) 동향과 필수 요건'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애드리안 부사장은 2007년부터 파마벤처스에 몸담으며 여러 컨설팅 업무를 비롯해 라이선싱, M&A 등 업무를 주도한 인물이다. ◇다시 반등할 시장, 트렌드는 첨단재생의료 'CGT' 연단에 선 애드리안 부사장은 자신과 파마벤처스에 대한 소개를 통해 운을 뗐다. 그는 "1980년대에 셀텍이라는 유럽 최초 바이오텍에 일했고 이후 10년 이상 존슨앤존슨(J&J)에서 일했던 과학자로 여러분과 친밀감이 있다"며 "6, 7년 전 처음 한국에 와서 우리만의 분석법을 소개하니 몇몇 기업이 놀랍다고 했던 게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애드리안 독스 파마벤처스 기업자문 부사장 독스 부사장은 최근 2년 새 줄어든 글로벌 딜 동향에 대해 짚었다. 제약·바이오 산업 내 딜에는 M&A를 비롯해 후보물질, 플랫폼의 기술이전이 있다. 이러한 딜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과 2021년 급격히 늘었다가 작년 다시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멈출 거라 생각했던 딜은 오히려 늘어났고 2021년은 기록적인 투자의 해였다"며 "팬데믹 후 관련 치료제와 진단 영역 수혜가 일어났다"고 돌아봤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약 1000건이던 딜은 2020년과 2021년 약 1200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2022년 약 900건으로 크게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정세와 고금리 등 거시경제 요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IPO와 투자자의 엑시트 모두 어려웠던 시기"라며 "2023년을 지나 올해는 저점 딛고 다시 반등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 투자 업계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한국시장에서 M&A는 1년에 많으면 1건 정도 발생한다. 작년에는 대표적으로 올림푸스가 3억7000만달러, 우리 돈 4945억원에 태웅메디칼을 인수했으나 최근 계약이 철회됐다. 대부분의 딜은 후보물질 기술이전과 관련이 있다. 가장 많은 딜이 일어나는 항암제 외에도 CNS(중추신경계),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가 있다. 특히 작년에 이뤄진 딜 중에는 첨단재생의료 분야인 CGT 비중과 주목도가 높았다. 그는 "CNS 분야는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진 못했다"며 "알츠하이머는 임상 규모와 비용이 크고 규제도 강해 세계적으로 임상 3상할 수 있는 기업이 10, 20여개 밖에 안된다"며 어려움을 짚었다. ◇사전 작업 중요성, 딜에 앞선 필수요건 '데이터 분석' M&A가 쉽지 않은 국내 투자 환경을 고려할 때 딜의 초점은 '라이선싱'에 맞춰진다. 어려운 시장 여건을 뚫고 나갈 해답도 여기 있다. 독스 부사장은 이에 앞서 각 기업이 갖춰야 할 자세와 필수요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M&A를 비롯한 라이선스 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요한 건 차별화 전략"이라며 "1년에만 2, 3000건 자산이 검토되고 다양한 딜이 이뤄지는 만큼 이 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기업 차원에서 차별화를 위해서는 거래할 아이템, 즉 약물과 IP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그는 “사람들은 익숙한 곳과 딜을 하려한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면 우리는 딜을 할 만큼 능력있는 곳이란 걸 스스로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다. 효능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임상 데이터는 물론 관련 규제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또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다방면에서 평가하고 이를 통해 추산 가능한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약물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 구매자 입장에서 딜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군이나 대조약 비교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순현재가치(NPV) 분석을 통한 캐시플로우 모델 확보가 하나의 예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서 어떻게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벤치마킹을 통한 분석도 필요하다. 보유한 제품의 상대적 가치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밸류로 수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어 그는 "공정에 있어 어떤 CMO(위탁생산) 기업을 활용할지 해당 질병의 마켓사이즈와 유병률과 발병률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 중 특정 질병의 점유율인 유병률과 달리 발병률은 특정 기간 발생한 새로운 사례에 대한 지표다. 끝으로 그는 "약물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차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니즈를 비롯해 시장이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딜 스테이지부터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thebell Forum|2024 제약·바이오 포럼

"투자 국경 넘어라, K-바이오 성장모델 다변화 논할 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글로벌 플레이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투자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국내 바이오텍에 투자하는 투자사는 여전히 국내로 한정돼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퀀텀점프를 이루려면 성장 생태계를 글로벌로 확장해야 한다. 투자자와 투자기업 간 성장모델도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성장하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술력, 투자시장은 한정적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사진)는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의 BD 및 투자 트렌드'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허 대표가 소속된 KIMCo 재단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출연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업계 전체가 함께 하는 공동개발 및 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허 대표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빅파마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하고 미국 신약 허가를 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의 신약 개발 기술력에 관심을 두는 글로벌 빅파마도 증가하는 추세다. 허 대표는 "서울은 글로벌 임상을 가장 많이 하는 넘버 원 지역이고 송도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에서 높은 명성을 갖고 있다"며 "혁신신약의 경우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인적자원, 기술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평판과 관심이 높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바이오텍의 성장모델은 내수에 한정돼 있다. 인수합병(M&A)은 고사하고 글로벌 VC가 참전한 사례도 드물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데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 투자 시장은 글로벌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허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글로벌과 견줘 빠르게 성장했고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기술수출도 최근 반등하며 업계가 한층 더 성장할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다고 봤다. 하지만 국내 투자 시장은 규모가 한정돼 있고 이마저도 가능성이 높은 몇몇 기업에 몰려있다. "왜 우리나라는 M&A 사례가 드물까,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같은 고민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시장도 성장 모델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투자 국경 넘어서기 위한 성장모델 다변화 추구 투자의 국경을 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허 대표는 바이오텍이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퀀텀점프를 이루려면 전략적파트너(SI)와 재무적파트너(FI), 핵심 주주들이 뜻을 이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의 역할 재조정으로 국경을 넘는 파트너십 모델을 꾀해야 한다는 얘기다. 허 대표는 "신약 개발과 바이오텍의 넥스트 스텝은 한국만의 생태계 내에서 이뤄내기 힘들다"며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함께 협업해 어떻게 빠르게 패스트트랙을 밟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국내 바이오텍의 성장 구조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 허 대표는 창업자가 리드하는 모델에서 투자자의 역할을 더 부여하고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모델을 제시했다. IPO 성장에 매몰되지 않고 투자자가 좀 더 리드하며 다양한 성장 모델을 추진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의 활성화도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허 대표는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국경을 넘은 파트너십에 빅파마나 글로벌 VC가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데 정부는 가장 필요한 존재다. 그는 "누구나 제2의 길리어드, 제2의 암젠을 꿈꾸지만 사실 이는 매우 극소수에 해당하는 사례"라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건 훌륭한 영화,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것처럼 과학, 자본, 인적자원 등 각 분야에서 통합(integration)을 이뤄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thebell Forum|2024 제약·바이오 포럼

모더나 창업 VC 플래그십, K-바이오에서 찾은 협업기회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이하 플래그십)이 추구하는 모든 혁신은 '만약에'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플래그십이 창업한 모더나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에 환자 인체 내부에서 치료제가 생산된다면?' 이 질문이 모더나의 출발점 즉 mRNA 백신이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미국 대형 벤처캐피탈, 기획바이오라고도 불리는 플래그십이 또 다른 혁신의 한 대안으로 한국 바이오텍을 들여다보고 있다. 올 초 삼성그룹과 협업 투자를 발표한데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협업할 구심점으로 싱가포르 지사를 올해 6월 개소한다. 플래그십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를 총괄하는 안드레 안도니안(André Andonian, 사진)이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을 찾아 한국 바이오텍의 매력 포인트 등을 설명했다. ◇플래그십, 삼성과 아시아 지역 첫 '기관 협업'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안도니안 의장은 '글로벌 기회, 한국 바이오텍과 생명과학 생태계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그의 발표에서 삼성그룹은 '기관 생태계 파트너(Institutional ecosystem partner)'라는 이름으로 설명됐다. 삼성그룹 외 써모피셔, 화이자, 노보노디스크, 시스틱피브로시스파운데이션이 플래그십과 협업하고 있다. 플래그십은 이 외 40곳의 회사들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 24년간 100개 이상의 회사를 창업했다. 안도니안 의장에 따르면 플래그십과 삼성의 협업은 '오픈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대신 이루려는 목적만을 분명하게 설정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삼성C&T,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와 플래그십 생태계 회사들이 협업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안도니안 의장은 "전자회사와 위탁생산(OEM) 회사간의 협업 형태를 제약·바이오 업계도 적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 정부차원의 지원, 세포·유전자 치료제 역량, 바이오로직스 생산력 측면에서 앞서 있고 디지털 역량과 전통 바이오 R&D를 융합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 APAC 총괄 이어 "플래그십의 바이오 플랫폼 회사 설립 및 운영 노하우에 삼성의 데이터사이언스과 생산력을 더하면 최첨단 중개과학과 의학으로 헬스케어를 혁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래그십이 겨냥하는 분야는 최첨단 기술, 임상시료 및 임상시험 인프라다. 여기에 삼성그룹의 투자를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협업 내용에는 새로운 과학적 기회, 중개과학, 임상개발, 바이오마커와 진단, CDMO 파트너십 등이 포함돼 있다. 안도니안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가능케 한 미국 정부의 '초고속 작전(워프 스피드 작전)'을 언급했다. 한국 또한 국가주도 펀드, 제약바이오 생산력, 국내외로 갖춰진 인재 풀, 많은 창업가들 등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디지털 기반의 헬스케어 솔루션이 증가하는 추세도 한국에 유리한 측면이라고 했다. ◇협업 모델 4가지…삼성은 Company-creation 협업모델 안도니안 의장은 플래그십이 일반적인 벤처캐피탈 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래그십 모델은 자사가 보유한 바이오텍에 빅파마 등 재원을 가진 대기업이 연구비를 투자하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획바이오라는 말로 통칭한다. 플래그십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바이오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주목하고 있다. 안도니안 의장은 "플래그십이 VC 펀드라는건 널리 퍼진 오해"라며 "플래그십은 스스로 창업한 회사에만 투자한다"고 말했다. 플래그십은 매년 6개의 바이오텍을 창업한다. 현재까지 100곳이 넘는 바이오텍을 창업했고 이를 통해 지난 24년간 축적한 누적 기업가치는 약 96조3000억원(700억 달러)에 달한다. 플래그십이 바이오텍 창업에 들인 자체자금은 약 9조원(66억 달러)이다. 외부투자유치금은 38조원(280억 달러) 수준이다. 모더나, 디날리, 세레스, KSQ,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 셀라리티, 오메가테라퓨틱스 등이 플래그십 회사다. 플래그십은 외부와 파트너링하는데 있어 4가지 협업 모델을 활용한다. 세부적으로 △Medicine(약) △Platform(플랫폼) △Disease(질병) △Company-creation(회사창업)이다. 각각 단일 약물 개발 협업, 플랫폼 개발 협업, 특정 질환을 설정해서 타깃하는 질병 협업, 공동창업 협업이다. 현재 다케다와 플래그십이 보유한 바이오텍인 KSQ가 단일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다케다가 연구비를 제공하고 KSQ가 연구한다. 플랫폼은 암젠과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가 협업 중이고 질병은 노보노디스크와 셀라리티, 오메가테라퓨틱스가 공동연구 중이다. 공동창업 협업은 플래그십 생태계의 모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협업모델이다. 써모피셔, 삼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써모피셔는 플래그십과 신기술 바이오텍을 창업하려는 과정 중에 있다. 안도니안 의장은 "아태 지역 확장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새로운 파트너십"이라며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가치생산을 위한 모든 제안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플래그십은 작년 11월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를 개소를 선언하고 안도니안을 총괄디렉터 및 의장으로 선임했다. 아태지역 사무소는 올 6월 개소를 앞두고 있다. 안도니안은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 졸업 후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35년 근무했고 현재 맥킨지의 시니어 파트너 에메리터스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에도 적을 두고 있다. 플래그십은 2000년 설립된 바이오 창업형 벤처캐피탈(VC)사다. 모더나를 창업한 것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21년 이재용 삼성 회장이 직접 미국에 찾아가 플래그십 창업자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과 만남을 가져 주목받기도 했다. 올 초 J.P. Morgan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과 헙업을 공식발표했고 이후 더벨 포럼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