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

제약바이오 융합의 시대, 경영 전략과 투자 방향

2022-04

제약바이오 시장 전망 및 투자 트렌드 분석

2021-04

제약바이오업체 자금 조달 및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2020-04

코로나19 위기, 제약바이오업체의 서바이벌 전략

2019-04

2019 제약바이오업체의 효율적 자금 조달 전략

2018-04

글로벌 시대를 준비하는 제약 바이오산업

2017-04

변화된 게임의 법칙과 제약산업

2016-04

라이센싱 아웃과 글로벌 진출 전략

thebell news

thebell Forum|2023 제약·바이오 포럼

"혹한기 생존전략 '협업'…조달수단 다양화도 필요"

물가·환율·금리 이른바 '3고(高)'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제약바이오 시장도 얼렸다. 연구개발(R&D) 지속성을 위해선 꾸준한 자금조달이 필요하지만 최근 자본시장은 '바이오텍'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대한 해법은 결국 '뭉치기'다. 인수합병(M&A), 공동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협업을 모색하며 어려운 상황을 함께 돌파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약바이오 융합의 시대, 경영 전략과 투자 방향'이라는 주제로 2023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엔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팀장이 개인 발표 후 토론 시간을 가졌다. 사회는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thebell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팀장이 Q&A세션에서 답변하고 있다. 정 원장은 3인의 연사가 진행한 강연의 키워드로 '혹한기, 생존전략, M&A, 기업가치 제고' 4가지를 꼽았다. 혹한기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무엇을 고민해야 할 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글로벌 진출 전략, 공동개발 그리고 M&A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묵 단장은 혹한기 K-바이오를 위한 KDDF의 역할을 소개했다. 'R&D 연속성'을 위한 자금지원'은 물론 빅파마와의 공동개발, BD 역량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빅파마들 입장에선 충분한 '공동개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묵 단장은 "어떻게 우리 약을 높은 가격에 잘 팔 수 있을 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하는 건 물론 자금지원, 공동개발 등을 하고 있다"며 "라이선스 싸움만으로는 미래가 없기 때문에 우리 영역으로 빅파마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 및 프로그램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약바이오 시장의 경영체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사례를 들어 '이사회 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너경영이 갖는 지속성, 결단력 등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선 힘의 분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는 C레벨급의 임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각자경영'체제에서 서서히 전문경영인 체제로 넘어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너경영 체제의 장점은 명확하지만 누구 한명에 쏠리게 되면 리스크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과 오너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는 경영형태가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팀장은 M&A에 대한 달라진 시선에 대해 소개했다. 과거에는 바이오텍 창업주들이 '증여'까지 고민할 정도로 M&A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녀들이 물려받길 꺼려하는 분위기와 함께 협업 혹은 파트너십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밸류에이션'의 괴리가 M&A의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M&A에 대한 시선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느낀다"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괴리만 좁혀지면 M&A는 충분히 혹한기 상황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적으로 자금조달 창구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장(IPO)를 제외하면 사실상 바이오텍 투자를 회수할 길이 없다. 바이오텍 입장에서도 꾸준한 자금조달을 위해선 상장만이 길인 상황이다. 대안으로 코넥스, K-OTC 등 다른 창구의 활성화 방안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세제혜택이나 해외상장 지원 등 다른 판로를 모색할 정책이 나와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thebell Forum|2023 제약·바이오 포럼

헬스케어 업종별 생존 전략 상이…'옥석가리기' 잣대 주목

자본시장 침체로 제약·바이오 투자가 위축되었다지만 지난 10여년간 헬스케어 업종의 상장 시가총액은 전체 상장사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0년 2%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전통제약사, 신약개발사, 의료기기사별로 각각 살펴야할 사업적 요소가 상이하다. 업종별 옥석가리기 잣대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현재 시장상황에도 기업의 생존 뿐 아니라 가치제고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현욱 현앤투자파트너스 대표(사진)는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바이오 헬스케어 생존 전략과 기업가치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뜻을 피력했다. ◇헬스케어 업종 뚜렷한 성장…엔데믹에 임플란트, 미용의료기기 상승세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 김 대표는 "2010년 말 기준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체 상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채 2%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를 넘기고 있다"며 "2015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기술수출 성과가 쌓이며 업계가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K-바이오가 재조명됐고 많은 자금 및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루어져 지금은 바이오가 반도체, 소비재와 함께 국내 3대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팬데믹 효과가 끝났고 추가적 기술성과가 미진해 과거 수준으로 수렴했지만 5년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레벨업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통 제약이나 신약개발보다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가 글로벌단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엔데믹 시대에 탄력을 받는 필러, 보톡스 등 미용 의료기기도 상승세다. ◇전통제약사·신약개발사·의료기기 업종별 차별화된 전략 김 대표는 전통제약사와 신약개발사, 의료기기사 간에 차별화된 경영 및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제약사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제조업 기반으로 매출을 일으켜 이를 신성장동력 확보에 쓰는 것이 기본이다"고 짚었다. 다만 정책 및 대외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캐시카우 품목을 계속해서 발굴해야 하는게 숙제라고 지적했다. 전통제약사의 캐시카우는 주로 제네릭 의약품, 화학합성 의약품인데 국내 시장 특성상 약가인하 압력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김 대표는 "아무리 효자품목이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약가인하라는 리스크 앞에 퇴색되지 않을 신성장동력을 계속해서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통제약사들이 대개 설립 60~70주년 역사를 자랑하는 점에서 오너 3세, 4세까지 경영 바통이 내려오는 현황을 주목하며 "안정적인 지분구조와 경영승계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제약 업종의 특성상 호흡이 긴 프로젝트(약 개발)를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3년 단위의 경영진보다 안정적인 오너승계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며 "오너3세, 4세로 내려오면서 선대와 달리 경영수업을 받고 이사회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모습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분증여와 경영승계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해당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이 회사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없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사는 독창적·독보적·독자적 3위일체의 시스템화 신약개발사의 경우에는 "지속가능한 독보적인 기술력, 메인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지속력, 안정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봐야한다"고 했다. "적은 자금으로 장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메인파이프라인이 중단되거나 임상 지연, 혹은 부정적인 데이터를 수령한다면 안정적인 밸류업과 자금조달이 힘들어지니 주의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년간 코스닥 상장 기술개발 벤처기업 중 대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신약까지 간 업체는 3%에 못미친다"며 "그러나 폐업을 하지 않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개발을 해서 또다시 자금조달을 거치는 과정에서 굉장히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의 경우 적은 초기자금을 가지고 교수나 연구자가 홀로 리스크를 안고 창업을 하는게 일반적이나 미국, 유럽은 PE, VC가 자금을 이끌고 박사 연구자가 기술개발을 이끄는 협업 구조를 가진다"며 "제약사의 초기 자본 투자 등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제안했다. 또한 "신약개발사들은 명확하게 자금의 용처를 정해놓고 필요한 만큼만 조달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투자유치가 필요하다"며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조달한 경우 대부분 만기 5년보다 더 이른 시점인 2~3년내 조기상환이 요구된다"며 "투자자와 경영자들은 올 하반기 만기예정 사채들을 확인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기기는 수직·수평 확장 주목 의료기기 및 건기식의 경우 수직, 수평으로 확장하는 것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은 협소하니 글로벌을 노려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4등급 수준의 의료기기 개발이 필요하다"며 "어느 순간 국내 매출을 뛰어넘는 해외 자회사가 생기면서 밸류업이 되는 케이스들이 있다"고 말했다. 임플란트 분야 오스템임플란트, 정밀레이저 분야 루트로닉 등을 언급했다. 또한 임플란트의 경우 치과용 다양한 재료나 인테리어 부자재까지 확장할 수 있고 레이저장비는 필러, 기능성화장품까지 사업품목을 넓히는 전략도 제안했다. 수직계열화 성공한 이후에 수평 확대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스위스 임플란트 회사 스트라우만(Straumann)을 언급했다. 팬데믹 특수를 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도 수직수평 확장을 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유사한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thebell Forum|2023 제약·바이오 포럼

"바이오 메가딜 줄었지만 '글로벌 M&A 대목' 온다"

"바이오 섹터 혹한기 끝에 빅파마들로선 싸게, 좋은 회사들을 살 기회가 열렸습니다." 고금리를 수반하는 경기 침체가 전 세계를 흔들면서 국내외 바이오 섹터 또한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M&A 시장을 주도하는 빅파마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자 딜 규모와 거래 횟수가 급감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올해 들어 저가매수를 노리는 빅파마들이 속속 닫았던 지갑을 열어 효율이 높은 '미들'딜을 성사하기 시작했다. 국내 바이오업계의 경우 여건 및 문화상 M&A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시금 시장과 자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라이선싱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화 전략을 꾸릴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침체됐던 M&A 시장 새 국면… 햇수로 3년 만에 30조원 이상 메가딜 포착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팀장, 사진)는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글로벌 빅파마 M&A가 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와 같이 말했다. 허혜민 팀장은 먼저 서두에 최근 시기별 글로벌 바이오텍 주요 M&A 현황을 통해 분기별로 딜 금액이 늘어나는 최근 트렌드를 짚었다. 특히 올해 초 30조원 이상의 메가딜이 오랜만에 나타났고(화이자의 시젠 430억 달러 인수) 분기별 거래대금 또한 우상향 추이인 점을 통해 올해 하반기엔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을 전망했다. 허 팀장은 "약 20년 간 M&A 트렌드를 통해 빅파마들은 17개가 넘는 새로운 치료기술(모달리티) 확보와 개발에 성공했다"며 "작년과 재작년 굵직한 딜이 사라졌던 배경으론 갑자기 치솟은 바이오텍의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점, 금리 인상 추이가 시작되자 빅파마들이 현금을 확보하는 쪽으로 투자 전략을 바꾼 영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팀장은 올해 들어선 그간 주춤했던 글로벌 바이오텍 M&A가 속속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M&A을 위한 자본력은 충분한 점,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물질 특허 만료로 수익성이 변화할 것을 대비한 선제적으로 움직일 동인이 발생하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허 팀장은 "앞서 화이자의 시젠 인수 건은 화이자가 미래 기술로 꼽히는 ADC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을 베팅했는데 이같은 새 모달리티 발굴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들딜 중심 M&A 큰 장' 예고… "국내 업체는 L/O 관련 전략 수립이 적절" 국내의 경우 특히 바이오텍과 M&A는 거리가 먼 일이기 때문에 별도의 유의미한 딜이 나오기를 바라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빅파마들은 과거와 같은 막대한 자금을 M&A에 쏟아붓는 메가딜보다는 미들딜을 선호하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이와 관련한 기회가 일부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빅파마들이 오는 2030년 줄줄히 특허만료를 앞둔 품목들을 많이 보유한 것도 M&A 시장 활성화를 점치는 요인이다. 특히 만료되는 파이프라인의 연매출 규모가 20조원이 넘는다. 이를 메우기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충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 허 팀장은 "역대 메가딜 1,2위가 2000년도에 등장한 이후 이에 버금가는 규모의 딜이 실종된 원인 중 하나는 이같은 메가딜이 그다지 효용이 높지 않았기 때문" 이라며 "현재 M&A는 전략적 목적을 염두에 두고 특정 분야에서 특화된 역량을 보이는 업체를 발굴해 기술 및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허 팀장은 다만 이같은 글로벌 M&A 훈풍 속에서도 국내업체들은 라이선스 아웃(L/O) 중심으로 꾸린 사업 전략을 치밀하게 꾸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아직 국내 바이오텍 업계에서 M&A가 출구 전략으로 자리잡지 못했고 여전히 급격한 금리 인상기와 IPO 냉각, VC 투자 감소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허 팀장은 "과거만 해도 메가 딜을 통해 특정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고 볼륨업에 나서는 게 목적이었지만, 최근엔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특정 파이프라인 및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허 팀장은 마지막으로 바이오 섹터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몸값이 내려간 바이오텍을 인수하는 형태도 고려해봄직하다"며 "LG화학이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항암 개발사 아베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며 좋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bell Forum|2023 제약·바이오 포럼

"정부 R&D 지원금 글로벌 공동개발 활용 필요"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이오텍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기업이 단순 라이선스 아웃을 넘어 공동개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바이오텍의 경우 정부 R&D 지원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사진)은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바이오 혹한기 연구 및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묵 단장은 "(국내 바이오텍이 현재의 위기사항을 극복하기 위해선)K-백신 펀드와 KDDF 등의 R&D 자금을 지원받고 이를 레버리지 삼아 결국 글로벌제약회사와 공동개발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사업을 수행하는 KDDF는 총 2조1758억원 규모로 국내 신약 바이오텍을 지원한다. 10년 안에 글로벌 기술이전과 M&A 20건,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으로부터 신약 승인 4건을 목표로 운영 중이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우선 KDDF가 보유한 27개이 파이프라인에 임상 2상 단계의 글로벌 개발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에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빅파마, 라이선스 인 대신 M&A에 주력 전 세계 제약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도 현재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오텍 역시 현금 부족 등으로 파산하거나 법적관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코로나19로 작년 70조원 이상이 매출을 올린 화이자를 비롯해 노바티스도 적극적으로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빅파마들이 라이선스 인 대신 M&A 전략으로 기술을 내재화 하고 있다. 라이선스 인의 경우 초기 개발 프로젝트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적응증으로는 키트루다 등 시장 규모가 큰 항암제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SK바이오팜과 알테오젠 주력하는 분야에 M&A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작년 1월 UCB제약은 조제닉스를 인수해 희귀 뇌전증 분야로 확장했다. 이와 함께 제형 기술에 특화된 할로자임은 작년 6월 안타레스 파마를 인수하며 약물전달기술을 추가로 확보했다. 묵 단장은 "UCB제약이 조제닉스를 인수한 것은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런칭하지마자 이뤄졌다"며 "UCB제약이 빔팻으로 뇌전증 약물 시장의 50~60% 차지함과 동시에 경쟁자인 SK바이오팜을 견제하고자 조제닉스를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할로자임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력을 갖춘 곳"이라며 "알테오젠이 최근 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안테레스 파마를 인수해 기술격차를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로 큰 매출을 올린 화이자가 인력감축을 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씨젠(Seagen)'을 인수한 것에 주목했다. 묵 단장은 "화이자는 mRNA로 번 돈을 ADC에 투자한 것이며 ADC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기술이전의 약 1/3을 차지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며 "화이자는 씨젠을 인수해 항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mRNA 대표 기업인 바이오엔텍과 모더나 역시 항암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선스 아웃 넘어 글로벌 제약회사와 공동임상 필요 최근 국내 바이오텍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기술이전 모델로 성장해 온 국내 바이오텍이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해도 5년 안에 자금난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결국 연속적인 기술이전 거래(deal)나 임상 마일스톤이 필요한데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국내 바이오텍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묵 단장은 "바이오벤처가 라이선스 아웃 계약만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회사들은 풋옵션 등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1년 사이에 이러한 문제가 생겨 바이오텍의 엑싯 전략이 희미해 졌다"며 "임상 1상을 한뒤 (자금 부조 등의 원인으로) 임상 2상을 못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텍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글로벌 제약회사와 공동개발과 정부 R&D 지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바이오텍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임상 역량이 풍부한 회사와 공동개발을 해야 한다"며 "레이저티닙 역시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이 손잡아 성공할 수 있었으며 네오이뮨텍, 파멥신 등도 글로벌제약회사와 공동임상을 통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기업들 간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곳은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 누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비임상 인프라를 더욱 키워야 할 것"이라며 "여기에 정부 및 유관기관의 R&D 지원금을 적극 활용해 창업 초기에는 지분이 희석되지 않은 자본으로 R&D를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