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2024 보험 Forum
"IFRS17 국제계리실무기준 준수 의무화해야"
IFRS17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시행 첫 해인 2023년 우리나라 보험사는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으나 '실적 부풀리기' 논란도 불거졌다.
또한 수익 인식 기준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전환됨에 따라 매출 중심의 영업에서 수익성 위주의 영업으로 건전한 영업 관행이 정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보험사의 판매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더벨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새 회계기준 관련 쟁점과 시장 안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2024 더벨 보험포럼'을 개최했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주요 현안을 살피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승엽 이화여대 경영대학 조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정승원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관리국 보험계리팀장, 임창원 한국보험계리사회 계리실무기준원장,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이 연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한동안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는 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자정 작용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패널토론에서는 제도 연착륙을 위한 방안, 공시 강화의 필요성, 보다 실효성 있는 계리실무기준을 위한 제도적 보완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임창원 원장은 IFRS17 국제계리실무기준 준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국, 캐나다, 호주 등 IFRS17과 비슷한 제도를 먼저 도입한 나라들 역시 우리와 같이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해당 국가들이 이미 국제계리실무기준 준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원칙 중심이어서 해석 여지가 많다"면서도 "그럼에도 잘 운용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받아들여 실행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계리실무기준을 실제로 보면 매우 합당하며 근본적 고민에 대한 원칙이 잘 담겨있기 때문에 준수 의무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송미정 연구원은 재무정보 이용자 입장에서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IFRS17이 시행 초기이다보니 재무정보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라며 "다만 이런 문제 때문에 활용을 안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시를 조금 강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평가사들도 보고서 등에서 보여지는 손익 등 숫자뿐만 아니라 질적 구성이 어떻게 돼있는지, 시계열적으로 안정적으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지 등을 보고서에 담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승원 팀장은 연내 기초가정 실무표준을 제정하는 등 제도적 지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칙 중심의 IFRS17 기준서에 부합하되 비교 가능성, 합리성 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시장규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실무표준의 난이도, 작업량 등을 고려할 때 계획대로 연내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는 한승엽 교수의 지적에는 "여러 변수들도 있고 조율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목표대로 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왼쪽부터)임창원 한국보험계리사회 계리실무기준원장, 한승엽 이화여대 경영대학 조교수, 정승원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관리국 보험계리팀장,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이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더벨 보험포럼'에서 패널토론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임창원 원장은 이밖에 중소 보험사의 실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회계(IFRS)와 감독회계(SAP)를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회사가 4개의 회계기준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임 원장은 중소 보험사들의 경우 인력 부족과 시간 부족 등으로 운영 리스크가 현저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비상장 보험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걸 허용하는 등 배려해줘야 한다"며 "실제 유럽 등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신용평가 과정에서 어떤 지표를 활용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승엽 교수는 송 연구원에게 "보험업 평가방법론에서 수익성 지표로서 보험이익률을 언급했는데 그 의미와 적정성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며 "보험사의 경우 보험서비스 외에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영업활동인 만큼 투자수익성을 반영한 영업이익을 보험사 수익성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려면 보험손익이 뒷받침돼야한다"며 "보험이익률 외에 추가적으로 총자산회전이익률 지표를 보면서 회사의 전체적 이익 규모를 고려하고 있고,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평가 지표로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